열여섯 배우 김유빈의 망언, N번방 사건에 대한 '일베'적 세계관의 야만성[SS톡]
  • 입력 2020-03-26 06:48
  • 수정 2020-03-26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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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빈

지난 2015년 아역배우 김유빈이 출연했던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포스터. 뒷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김유빈. 출처|극단현대극장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착취 영상을 제작 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주범 ‘박사방’ 조주빈이 포토라인에 섰던 25일 밤, 고교생 아역배우 김유빈(16)의 망언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을 충격과 허탈감에 빠뜨렸다.

만으로 16세지만 고등학교 1학년생이면 그저 아역 배우라고 부르기에는 결코 적지않은 나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노골화하는 극우사이트 ‘일베’에서 얻은 사상인지 제2 제3의 ‘n번방’이라 할 수많은 여혐 채널에서 얻은 사상인지는 알 수 없지만, 김유빈이 내뱉은 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고 그 인식과 표현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자신의 발언 후 두 차례나 실수라며 사과를 했지만 성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고, 무개념 미성년자 아들 때문에 결국 부모가 둘다 사과문을 올리는 촌극이 펼쳐졌다.

앞서 김유빈은 지난 24일 자신의 SNS 스토리를 통해 “남성들이 뭐 XX, N번방을 내가 봤냐 이 XX년들아. 대한민국 X녀가 27만명이라는데 그럼 너도 사실상 X녀냐? #내가_가해자면_너는_X녀다 N번방 안본 남자들 일동”이라는 글을 올렸다. “내 근처에 XX있을까봐 무섭다. 이거랑 다를 게 뭐냐고ㅋㅋㅋ”라는 조롱의 글도 덧붙였다.

n번방에서 성착취를 주도한 가해자들과 이를 공유한 공범들을 향한 공분이 아니라, n번방 사건으로 여성들이 남성 전체를 비하한다는 확신에 찬 분노 발언으로 추정된다.

스스로 ‘n번방을 안 본 남자’라면서 왜 가해자의 입장에 서서 이리도 발끈했는지는 알 수 없다. 남녀를 떠나 다수의 사람들이 n번방 사건 가해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벌어진 돌발행동이었다.

김유빈

아역배우 김유빈이 지난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한 n번방 망언.


위 발언의 치명적 오류는 또 있다. 가해자에 대한 비난을 역으로 공격해 가해자를 보호한다는 부분이다. 김유빈은 n번방을 보지 않았는데도 자신을 n번방 본 사람처럼 취급한, 혹은 취급할지도 모를 미지의 여성들에게 분노한다.

여기서 김유빈이 화를 내야할 사람은 n번방을 만들고 거기서 성착취영상을 함께 보는 바람에 모든 남자들을 부끄럽게 만든 범죄자들이다. 하지만 김유빈은 이 문제에 공분한 사람들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린다.

n번방 사건에 분노한 이들을 향해 “XX년” “X녀”라는 식으로 비난을 퍼부어 피해자를 조롱한 것은 물론 여성 전체를 싸잡아 비하했고, ‘n번방을 안봤다고 주장하는’ 김유빈 자신이 2차 가해자가 됐다.

아울러 n번방 사건에 분노한 사람들에게 ‘XX년’이라는 특정 성을 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이 사건을 남자 대 여자의 대결구도로 바라보는 이분법적 사고도 드러냈다.

사건이 벌어진 뒤 인터넷에서 김유빈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그와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의 증언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신상공개로 인해 김유빈이 겪을 피해가 앞으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빈이 ‘X녀’라며 비하한 ‘N번방 사건’의 피해자들도 이렇게 신상이 털리고 사회적으로 매장될 위협에 두려움에 떨며 끝없이 성노예로 부려지는 고통을 겪었다.

그럼에도 김유빈은 이 사건을 바라보며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놀라운 사고방식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신상이 털리자 화들짝 놀라 기존의 글이 실수라며 사과문을 올리는데만 급급했을 뿐이다.

논란이 커지자 25일 김유빈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틀 전 철없이 제 개인 SNS 스토리에 친구 공개로 게시한 사진과 글을 올렸고, 스토리가 하루가 지나서 내려갔다. 제 스토리를 본 페북 친구들 몇 명이 여성분들을 일반화하는 내용에 대해 상처를 받으셨고, 그 사실이 트위터로 까지 전해지게 된 것 같다”면서 “제가 저지른 언행에 대해 지금 여러분이 달아주시는 코멘트를 보며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 제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상처받고 힘들어하시는 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사과드리는 말을 전한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김유빈의 아버지도 인터뷰를 통해 “김유빈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경솔하게 글을 올렸다. 어린 나이에 저지른 실수인 만큼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달라”며 용서를 구했고, 그의 어머니도 “가정교육 똑바로 시키고 피해자들에게 더 큰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키겠다. 개인신상 정보만은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며 사과했다.

네티즌들은 “의도를 갖고 고의로 한 일을 자꾸 실수라고 표현하네. 김유빈 배우가 저지른 잘못은 피해자 2차 가해고, 법에 따른 제대로 된 처벌을 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다. 그리고 본인이 공개해놓은 프로필을 신상털렸다고 할 수 있나? 본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충분히 괴롭길 바란다” “어머니가 쓴 글 보고 안쓰럽기도 하고 초중생인 줄 알았음 .. 고등학생이라며? ... 그 나이에 반성조차 스스로 하지 못한다는 게”라는 반응이다.

김유빈은 2013년 제29회 경북예술고등학교 전국초중학생음악경연대회 성악부문 저학년부 1위, 2014년 제21회 대구음악협회 전국학생음악콩쿠르 동요부문 초등부 2위 등을 차지하며 노래에서 두각을 나타내 뮤지컬 배우로 활약했다.

2014~2015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 출연했고, EBS어린이드라마 ‘먹보공룡 티노’에서 주인공 태산 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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