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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KBO의 기본 입장은 144경기 체제의 유지다. 신종 코로나 감염 바이러스(코로나19)에 공격 받았지만, 현 제체를 고수한다는게 최우선 목표다.
도쿄올림픽의 연기가 결정되며 일단 숨통은 틔었다. 올림픽 브레이크(7월24일~8월10일)가 사라지며 18일을 벌었다. 올림픽 브레이크를 고려해 4월 중순으로 잡았던 정규시즌 개막의 마지노선을 4월 말까지 미룰 수 있게 됐다.
KBO가 144경기를 유지하려는 이유는 야구가 기록의 스포츠라는 점과 중계권, 광고 등 여러가지 계약관계를 그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다.
4월 말에 정규시즌이 시작하면 11월 중순까지 144경기를 끝낼 수 있다. KBO는 시뮬레이션 결과, 5월 1일 개막하면 11월 21일쯤 시즌완료라는 결과를 확인했다. 11월 중순 이후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수 있어 KBO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
그런데 4월 중하순에 정규시즌이 개막하더라도 144경기 체제를 흔들 수 있는 변수는 많다.
우선 경기중 선수단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전체 리그가 2주간 셧다운 된다. KBO 관계자는 “역학조사관의 지침에 따르겠지만, 감염자가 나오면 그 선수와 동선이 겹치는 구단 뿐 아니라 2주 정도는 전체 리그를 중단하는게 맞다고 본다”라고 했다. 시즌 중 2주가 공중에 뜨면 결국 경기 수 축소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또한 KBO는 4월 6일 학교 개학에 맞춰 4월 7일 연습경기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런데 학교 개학 자체가 미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렇게 되면 KBO가 편성하는 야구 일정도 순차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개학과 개막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상징과 같아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날씨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봄에 찾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 여름 장마와 고온, 늦여름과 초가을엔 태풍이 몰려온다. KBO는 더블헤더와 올스타 브레이크 생략까지 고민하겠지만, 예측불허인 날씨도 144경기 체제의 변수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144경기를 강행하더라도 이전에 비해 빡빡한 경기일정으로 인해 선수들의 피로 누적과 부상 위험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진다. 지난 시즌 경험한 것처럼 각 구단의 전력 차이로 순위가 벌어지면 리그 전체의 긴장감은 떨어진다. 144경기라는 양적인 면은 채워도 질적인 면은 장담하기 힘들다는 것.
KBO의 가치는 경기 수를 수성하는데도 있지만, 한 경기 한 경기의 수준이 리그의 존속 가치를 만든다는 점 역시 잊어선 안된다. 한마디로 프로다운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면 팬들의 외면을 각오해야 한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