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블레스유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결국 방송가도 뚫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연일 기승이다. 잡힐듯 잡히지 않고 있다. 저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종식에 애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러 인원이 한 데 모이는 방송가도 고초를 겪기는 마찬가지, 방역에 만전을 기하며 코로나 19를 비껴가는듯 했으나, 결국 CJ ENM 소속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초비상이다.

주말인 지난 28일 CJ ENM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상암동 사옥을 폐쇄하는 등 긴급상황이 발생했다. 확진자는 올리브 ‘밥블레스유2’ 주니어급 PD로 3월 초 뉴욕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CJ ENM 측은 안내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전했고 모두 밖으로 긴급하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폐쇄된 사옥은 이틀간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

확진자가 나온 후 CJ ENM의 대처는 꽤나 신속, 정확했다. 하지만 더욱 문제인건 어디서 또 확진자가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해당 확진자는 휴가를 다녀온 후 믹싱실, 야외 촬영, 편집실, 회의실 등을 오갔고, 이후 27일이 되어서야 건강의 이상을 느껴 검사를 받았다. 18일 귀국 후 열흘 가까이 무방비 상태로 모두에게 노출된 상황이다. 때문에 모두가 초긴장 상태다.

‘밥블레스유2’에 출연 중인 송은이, 김숙, 박나래, 장도연은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진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으나, 만일을 대비해 검사 대상에 올랐고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그러나 ‘밥블레스유2’ 작가가 MBC ‘구해줘, 홈즈!’ 팀에도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해줘, 홈즈!’ 역시 비상이다. 이뿐 아니라 확진자가 다녀간 믹싱실, 편집실 등에는 가늠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의 인원들이 오갔을 확률이 있기에 더욱 긴장태세인 것.

실제로 방송가에는 비단 CJ ENM 뿐 아니라 타 채널의 프로그램과 제작진, 출연진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밥블레스유2’ 팀 뿐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자가격리를 시행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그간 tvN ‘하이바이, 마마’의 스태프가 의심 증세로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고, MBC ‘편애중계’도 촬영 중이던 비연예인 출연자가 발열 증세를 보여 녹화를 긴급 중단하고 검사를 실시, 음성으로 나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외에도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대비하기 위해 잠시 자체적으로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앞서 KBS는 자회사 직원이 확진되면서 근무했던 건물을 폐쇄했고, SBS는 예방 차원에서 외부인 출입 금지를 할 정도로 만전을 기했다. 할리우드에서도 연일 확진 소식이 들려왔음에도, 한국 방송가는 모두가 조심한 덕에 방송가는 꽤나 안전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 결국 방송가도 뚫려 버렸다. 특히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뉴욕에 다녀온 이가 곧바로 현장에 투입됐던 점에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 그나마 CJ ENM 역시 예방 차원에서 2월 말부터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어 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지 않겠냐는 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방송가는 유기적이다. 같은 채널,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연관성이 높다. 때문에 한번 뚫리면 일파만파 커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방송에도 차질이 생길수밖에 없다. 더욱 조심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더 이상의 확진자가 없길 바랄 뿐이다. 또 벌써부터 이를 둘러싼 루머들도 돌고 있는데 이런 점은 지양해야 한다. 여러모로 2차 피해가 최소화 되길 바란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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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올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