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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한 위기 의식 없는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출처 | 영국 ‘스카이 뉴스’ 캡처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유럽 전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조심하고 있지만 벨라루스만은 달랐다.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성 탓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스포츠 행사를 중단한 상황이지만 벨라루스는 꿋꿋하게 진행하고 있다. 봄에 프로 축구리그가 시작되는 ‘춘추제’를 적용하는 벨라루스는 지난 19~20일 개막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스포츠 경기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과 달리 벨라루스는 일상을 그대로 누리고 있었다. 경기장 내 관중 입장도 허용되고 선수간 악수도 이뤄지는 등 코로나19를 외면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유행) 선언으로 전 세계는 코로나19 감염에 조심하며 청결에 신경 쓰고 있다. 벨라루스가 세계적인 흐름에 동떨어져 있는 건 그들의 수장 잘못으로 보인다.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는 또 다른 정신병”이라며 “몇몇 사람들의 이익과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기 위한 것”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 때문에 벨라루스에서 코로나19 대응 방법은 보드카를 마시거나 사우나에 가는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들 뿐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리는 어떤 것도 취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격리 조치는 필요할 때만 시행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게다가 오는 5월 9일에는 제2차 세계대전 퇴역군인들이 거리 행진하는 날이지만 대통령은 이를 강행할 생각이다. 코로나19 취약 계층이 노인이라는 건 데이터를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벨라루스는 치명적인 전염병을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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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프로 축구리그 중 민스크 지역 라이벌 더비에서 팬들이 상의 탈이한 채 응원하고 있다. 출처 | 영국 ‘스카이 뉴스’ 캡처

점입가경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행동이다. 그는 지난 28일 아이스하키 경기장에서 운동을 즐겼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최고의 바이러스 퇴치제는 스포츠”라며 솔선수범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릎 꿇고 사는 것보다 서서 죽는 게 낫다”라고 강조했다. 한 국가의 지도자로서 무책임한 언행일 수밖에 없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갈지자(―之字) 행보를 보이는데는 이유가 있다. 벨라루스는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29일 오전 9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발표한 해외 국가별 코로나19 현황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9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발생환자가 단 한 명도 없어 온전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소리다. 지난 1994년부터 권력을 잡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950만 벨라루스 국민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어 걱정이다.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