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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 여름 일본 고교야구 최대 축제인 고시엔 대회가 열리는 오사카부 효고현의 고시엔 구장. 출처=한신고시엔구장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신 후지나미 신타로(26)가 여름 고시엔마저 집어 삼킬 것인가.

일본 고교야구 최대 축제인 여름 고시엔 개최가 불투명하다. 대회가 열리는 고시엔 구장을 홈으로 사용 중인 일본프로야구 한신 소속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에 이어 슈퍼 전파자 오명을 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한신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가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와 함께 식사한 동료 두 명에 이어 동석한 여성 3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자리에 구단직원을 포함해 총 12명이 함께 식사를 했고, 이후에도 한신 선수들이 해당 식당을 오간 것으로 확인 돼 집단감염이 발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일본 오사카 지역에는 지난 29일 현재 20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됐다. 도쿄도(430명)에 이어 일본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발견된 셈이다. 한신 구단은 즉각 모든 훈련을 취소하고 구장 등 방역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센바쓰로 불리는 봄 고시엔에 이어 102년 전통의 여름 고시엔까지 취소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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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한신 소속 후지나미 신타로. 출처=재팬타임즈 캡처

고시엔 대회는 일본 고교야구 최대 이벤트 중 하나다. 한신이 홈으로 쓰는 고세인구장에서 열리기 때문에 이런 별칭이 생겼다. 센바쓰는 마이니치신문이 주관하는 ‘선발 고등학교 야구대회’로 1924년부터 열렸다. 당초 지난 19일 개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경계해 취소했다. 봄 고시엔이 취소된 것은 일본 제국주의 시절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1942년부터 패망이후인 1946년까지가 전부다. 교도통신은 “봄 고시엔이 예정된 상태였다가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봄 고시엔이 취소된 이후 간사이대학 미야모토 가즈히로 명예교수는 “대회 취소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무려 289억 7000만엔(약 333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해 약 51만 여 명의 관객이 고시엔 구장을 찾기 때문에 입장료뿐만 아니라 교통, 숙박, 관광 등에 이른바 특수를 누렸다. 봄 고시엔보다 훨씬 더 전통 깊은 여름 고시엔은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로 일본 고교야구 최대 행사다. 봄 대회에 이어 여름 대회까지 취소되면 고시엔구장이 있는 효고현뿐만 아니라 오사카 전체 경기가 휘청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쿄 올림픽 강행 의지를 드러냈던 아베 신조 총리와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의 욕심에 후지나미가 촉발할 수도 있는 오사카 지역 감염 확산에 일본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아마야구까지 격랑속으로 들어갔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