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프레드
ML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 캡처 | 스포니치 아넥스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연기된 메이저리그(ML). 현재로선 개막일이 언제가 될지 불투명하다. ML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개막 연기에 따른 리그 축소, 연봉 감액 등 여러가지 부작용에 대응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왔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세는 어마무시하다.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전역으로 감염자가 퍼져나가고 있다. 이미 확진자 수는 5만명을 돌파해 중국을 넘어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주를 포함 인근 주를 봉쇄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할 만큼 상황이 심상치 않다. 뉴욕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들은 자신의 SNS에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사망자도 늘어나는데 의료진과 진단 키트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고총을 토로하고 있다.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

이런 상황으로 미루어볼 때 ML 시즌 축소는 불가피해보인다. 이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시즌 축소 혹은 취소에 따른 연봉 지급 방식과 서비스 타임(등록일수)에 대한 조정 합의를 마쳤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차원이다.

경기를 치르는 장소나 방식에 관한 합의도 이뤄졌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에 따르면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최근 시즌 경기를 무관중 혹은 확진자가 적은 지역에서 중립 경기를 치르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각 구단의 오너들도 이러한 방식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선 선수와 팬의 건강이 최우선이다. 이들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즉 개막 조건이 된다.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합의한대로 무관중 개최라면 밀집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의 회피가 가능하다.

ML에서 무관중 경기는 지금까지 딱 한 차례 있었다. 최초의 무관중 경기는 지난 2015년에 진행됐다. 4월 29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흑인 주민 폭동 여파로 볼티모어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개최된 바 있다. 중립 경기는 2017년에 열렸다.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플로리다주 세인트 피터스 버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뉴욕 양키스와 탬파베이와 경기가 태풍의 영향으로 뉴욕 메츠의 홈구장인 시티 필드에서 열렸다.

이렇듯 무관중 혹은 중립 경기 개최를 고려하고 있는 ML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뒤따른다. 뉴욕을 필두로 전지역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퍼지고 있어 청정 지역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이후 감염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그 여파는 상상하기 힘들다.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어떻게든 정상 개최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상황은 점점 어렵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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