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휘
키움 김병휘.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자체 청백전. 2020. 3. 26.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원래 저 치킨 진짜 좋아했거든요.”

고졸 신인 김병휘(19·키움)는 최근 한 달 동안 치킨을 2번밖에 먹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이것도 꽤 잦은 횟수일 수 있지만, 1주일에도 여러 번 배달 주문을 넣었던 김병휘에겐 획기적인 변화다. 치킨을 뜯을 때면 응당 탄산음료가 필요했지만, 요새는 평소에도 잘 마시지 않는다. 김병휘는 “몸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줄여나가고 있다. 나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몸을 키우려고 집중하고 있다”고 눈을 반짝였다.

김병휘는 올겨울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다. 그러나 하이난 퓨처스 캠프를 치른 후 도착한 인천공항에서 1군 자체 청백전 일정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를 돌이키던 그는 “안 믿겨서 ‘진짜냐’고 물어보니까 ‘그럼 가짜겠냐’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웃었다. 실제 함께 지내본 소감은 어떨까. “많은 선배들이 계시지 않나. 처음 올라올 때부터 많이 배울 생각하고 왔다. 아직 힘든 것도 하나도 없다. 예상보다 배울 게 더 많아서 하루하루가 재밌다”며 설레 하는 모습이었다.

[포토] 김하성 \'친철한 수비 설명\'
키움 김하성이 1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김병휘에 수비 설명을 하고 있다. 2020. 3. 19.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사실 김병휘는 과거 ‘롤모델’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믿었다. 그러나 1군 동행이 2주도 채 되지 않아 생각이 확 바뀌었다. 이제 김하성(26)의 일거수일투족을 좇고 있는 상태다. 그는 “하성이 형 몸을 보고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다. 형처럼 방망이도 치려고 많이 물어봤다. 여러 조언을 들었지만 하성이 형이 말해주면 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하성 역시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6년 후배를 향해 “스무 살 때 나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를 전해 들은 김병휘가 “내가 하성이 형 스무살 때를 못 봐서 잘 모르겠다”는 나이다운 솔직한(?) 답변을 하며 취재진 사이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러나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만큼은 10대의 것이 아니다. “왜 이렇게 칭찬해주시는지 모르겠다. 아직 어려서 그런 것 같은 같은데 난 한참 멀었다”는 목소리엔 힘이 실렸다. 이어 “스무 살에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나중에 하성 이형 나이가 됐을 때 그 수준을 넘어야 한다. 그게 중요하다”며 “타격을 굉장히 못해서 보여드릴 게 없다. 우선은 수비력을 어필하겠다. 개막엔트리 욕심도 있지만, 못 들어가면 내가 부족한 거다. 시즌 중 1군에 올라오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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