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9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KBO리그에서 뛸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지 않았다. SK의 후배들이 SNS를 하면 “그걸 왜 하냐?”고 했던 선수였다.

그런데 미국생활을 시작하며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근황을 가끔 올리고 있다. 지난 3월말엔 “나한테만 불행한 것만 같은 시기…”라고 시작하는 장문을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도 급속하게 퍼지며 김광현의 발도 묶였다. 그런 상황에서 김광현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답답함을 표시한 것. 지난주엔 캐치볼 하는 모습과 자신의 얼굴을 찍은 셀프카메라 사진도 올렸다.

그런데 김광현과 연락을 주고받던 SK선수에겐 낯선 모습이다.

SK투수 박종훈은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청백전 후 “광현이 형과는 카톡으로 연락한다. 그런데 나 보고 인스타그램을 왜 하냐고 했던 형이 셀카 사진을 찍어 올리고 있더라. 그래서 댓글로 물음표를 엄청 달아주었다. 광현이 형이 얼마나 심심하고 힘들지 걱정이다. 그쪽이 한국보다 상황이 안좋은 점도 우려스럽다. 지금 몸을 잘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이런 상황이 되어서…”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태훈도 김광현의 심경을 전했다. 그는 지난 7일 훈련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 중 “광현이 형이 한국이 그립다고 했다. 외롭고 심심하다고도 했다. 그래서 다른 말은 하지 않고 ‘힘내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김광현은 ML 시범경기에서 4경기 등판해 8이닝 5안타 11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ML 개막일정이 미뤄지며 세이트루이스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친정인 SK 구단은 만약 김광현이 귀국한다면 훈련을 도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