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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희.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3년 동안 병원만 다녔다.”

지난 2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2020 피트니스스타 아마추어리그’가 열렸다. 스포츠모델 부문에 출전한 김순희는 8등신에 탄탄한 근육을 과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워킹은 물론 포징과 표정에서 능수능란함을 과시하며 무대를 압도했다. 결과는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 사회자의 호명에 많은 관객들은 당연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벅찬 미소를 띄며 포디움에 오른 비키니여신 김순희는 이내 눈물을 터뜨리며 벅찬 감격을 표현했다.

김순희의 나이는 45세. 하지만 김순희는 20대 못지않은 용모와 자태를 자랑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두 아이의 어머니인 김순희는 피트니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주부 겸 직장인이었다. 3년 전 김순희는 무릎 연골 판 파열로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 중에 의료사고가 겹쳐 3년 동안 병원신세를 지게 됐다. 당연히 직장도 그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무릎연골을 비롯해 슬개골까지 파열되며 연골 전체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김순희는 “지난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줄기세포 이식수술까지 받았다. 다행히 호전돼 조금씩 걸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마음의 상처였다. 활동을 못해 몸은 비대해졌고, 우울증과 무기력증까지 찾아와 절망 속에서 살았다”며 “직업이 댄스강사였기 때문에 무릎손상은 사형선고나 다름이 없었다.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에 재활을 하면서 개인운동을 병행했다. 걷기만이라도 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점차 나아지면서 트레이너의 권유로 대회출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회에서 김순희는 20, 30대의 젊은 참가자들을 물리쳐 더욱 화제가 됐다. 비교할 수 없는 나이 차를 보였지만 심사위원들은 김순희에게 ‘올킬(모든 심사위원들이 1위로 지명하는 것)’을 선사하며 정상에 서게 했다. 김순희는 “단무지! 나의 모토다. 단순하고 무식하게 지속적으로 운동한다는 뜻이다. 어린아이처럼 걷기만을 바랐을 뿐인데, 수술 이전보다 더 몸이 좋아졌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몸이 탄탄해지는 것은 물론 자신감이 생겼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진취적인 마음도 갖게 됐다. 모두 피트니스 덕분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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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희.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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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희.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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