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아쉬운 발걸음 돌리는 류중일 감독
LG 류중일 감독이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 삼성의 경기 3회말 2사 내야안타를 친 뒤 태그아웃 된 이천웅의 상황에 대해 윤태수 1루심에게 설명을 들은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늘 새 얼굴들이 나와야 한다. 항상 같은 얼굴이면 팬들도 질릴 것이다.”

LG 류중일 감독이 영건 파이어볼러의 등장을 반겼다. LG 뿐이 아닌 여러 구단에서 막강한 구위를 자랑하는 신예 투수들이 등장하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그 원인을 분석했다.

그야말로 영건 전성시대다. NC 구창모를 필두로 삼성 원태인, KT 배제성, KIA 이민우 등 젊은 선발투수들이 연일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류 감독이 지휘하는 LG 또한 이상규와 이민호, 김윤식 등 새 얼굴이 마운드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고우석, 정우영,김대현 영건 트리오가 뒷문을 책임졌던 흐름을 고스란히 이어가는 LG 마운드다.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최근 몇 년동안 프로에 입단한 신인들의 기량이 출중하기는 했으나 그래도 프로에 적응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리 구위가 뛰어나도 프로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제구력과 체력을 두루 갖춰야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KBO리그는 ‘투수지옥·타자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극심한 타고투저 리그였다. 저연차에 리그를 정복하는 신예 투수도 보기 힘들었다.

류 감독은 올해 젊은 투수들이 활약하는 원인에 대해 “훈련 방식이 많이 변했다. 이제는 정말 과학적으로 훈련이 진행된다”며 “사실 내가 선수할 때는 많이 뛰고 무식하게 드는 게 다였다. 지금은 다르다. 우리도 컨디셔닝 코치 5명이 있는데 이들을 통해 훈련 방식이 과학적으로 진화했다. 치료에도 전념하면서 부상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마냥 근성을 강조하는 게 아닌 체력적으로 보완하고 실전에서 잘 하게 만드는 훈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감독은 “훈련 방식도 선수마다 다르다. 무작정하는 훈련이 없다”며 “각자의 체력과 체격에 맞게 훈련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투수들은 자신의 투구 메커닉에 초첨을 맞추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훈련을 한다. 예를들어 투구시 보폭이 넓고 익스텐션이 장점인 투수는 유연성과 가동범위를 넓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빠른 상체 회전과 팔스윙으로 공을 던지는 투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호흡도 짧고 빠르다. 불펜피칭시 공 하나하나가 트랙맨을 비롯한 최첨단 장비를 통해 실시간 분석이 이뤄지고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투구의 분당 회전수를 의미하는 RPM, 패스트볼과 오프스피드 피칭의 조화를 평가하는 피치 터널 등은 젊은 투수들에게 일상적인 단어가 됐다. 자신에게 적합한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으로 기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물론 예전 방식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도 많은 투수들이 러닝에 긴 시간을 할애한다. 캐치볼은 여전히 정확한 제구력을 갖추는 시작점이다. 전통적 훈련방식에 최첨단 장비를 더하면서 보다 보다 효율적인 성장 방정식이 자리매김했다. 류 감독은 “늘 새 얼굴들이 나와야 한다. 항상 같은 얼굴이면 팬들도 질릴 것”이라며 “지난 주말 광주에서 보니 KIA는 선수들이 야외 훈련보다는 실내 훈련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았다. 그만큼 이제는 실내에서도 과학적으로 할 수 있는 훈련이 많다”며 과학의 발전이 고스란히 야구로 이식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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