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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출처|YTN

[스포츠서울 안은재 인턴기자]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23)이 전 소속팀 관계자들의 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 이용 미래통합당의원은 1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용 의원은 “최숙현 선수가 6월 26일 오전 부산에 있는 숙소에서 목숨을 끊었다”고 말문을 연 후 “4월 스포츠인권센터에 신고를 했으나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그 누구도 고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용 의원은 고(故) 최숙현이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최숙현은 유언처럼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어머니가 “딸 무슨일이야”라며 “전화 좀 받아봐”고 답했지만 최숙현의 답장은 끝내 받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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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 전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 제공|이용 의원

유족들은 최숙현이 지칭한 ‘그 사람들’을 전 소속팀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배들로 추측하고 있다.

최숙현은 생전에 훈련 중 가혹행위로 전 소속팀 관계자들을 고소한 바 있다.

유족들은 “선수가 생전에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와 대한철인3종협회에도 가혹행위를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의 지인들도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차마 말로 담아낼 수 없는 폭행과 폭언, 협박과 갑질, 심지어는 성희롱까지 겪어야 했다. 해당 폭력들은 비단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라며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경주시청 팀원들과 식사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 빵을 먹게 하거나, 복숭아 1개를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고, 체중조절에 실패하면 사흘 동안 굶었고, 슬리퍼로 뺨을 때린 가혹행위 등도 공개돼 충격을 주었다.

이에 대한철인3종협회는 빠르고 엄중한 조치를 약속했다. 박석원 대한철인3종협회 회장은 성명을 통해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협회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 스포츠 공정위심의에 따라 협회가 할 수 있는 빠르고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도 1일 입장문을 통해 “스포츠인권센터는 4월8일 폭력 신고를 접수하였고 피해자 나이와 성별을 감안해 여성 조사관을 배정하여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사건은 경주경찰서의 조사가 마무리되어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으로 송치되었으며, 6월1일 대구지방검찰청으로 사건이 이첩되어 조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unj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