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환하게 웃는 양준일
가수 양준일.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장장 30년간의 공백을 깨고 화려하게 비상했던 가수 양준일(51)의 연관 검색어에 ‘거짓말’이 등장했다.

팍팍한 연예계에서 뜻대로 풀리지 않았던 가수생활을 ‘미완의 꿈’으로 남기고 미국에서 웨이터로 생활하며 ‘무릎 관절이 빠지도록 일했다’던 양준일. 그의 재기를 마치 자신의 일인 양 기뻐했던 팬들에게도 찜찜함만 남았다.

양준일은 7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 출연해, 그간 자신의 사생활을 둘러싸고 퍼졌던 이혼설과 재혼설을 해명했다. 과거 결혼을 했었고, 현재의 아내는 재혼이라는 것. 항간의 루머와 달리 딸은 없다고 했다.

사실 미성년자도 아이돌스타도 아닌 그의 사생활이 어떠했든 팬들에게는 처음부터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가 된 건 그의 뜻이었는지 소속사의 뜻이었는지 모를 거짓말에 있었다.

앞서 지난 6월초 양준일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꾸준히 돌고있는 이혼과 재혼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의 루머는 이러했다.

‘양준일이 몰래 낳은 딸이 벌써 고교생이며, 첫 아내는 딸과 함께 괌에 살고 있다. 아내는 빚에 허덕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바에서 일하고 있다’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양준일의 소속사는 “양준일의 이혼설 및 재혼설은 사실무근이다. 올해 봄 한 팬이 제보해 이와 관련한 댓글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고소를 하려고 했으나 댓글이 삭제돼 결국 문제를 삼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보수성향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측이 지난달 23일 양준일의 전처와의 인터뷰를 통해 결혼과 이혼 사실을 재폭로했다.

이에 대해 양준일은 “조용히 있다고 해서 할 말이 없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에둘러 할 말이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7일 방송에 출연한 양준일은 이 거짓말이 선의의 거짓말인듯 해명했다.

그는 “전 부인이 인터뷰를 했다고 들었다. ‘나는 너를 숨겨주려고 했는데 나와서 얘기하고 싶으면 그건 너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전처의 개인적 삶을 보호하기 위해 이혼설과 재혼설을 사실무근이라고 했다는 것.

이어 현재의 아내는 재혼 사실을 알고 있다며 “내 부인이 인생을 같이 할 사람인데 거짓말 위에다가 관계를 어떻게 쌓냐. 다 무너지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전처와 살고있는 딸과 관련해 “내 딸이 아니다. 전처가 재혼해서 낳은 딸이다”라면서 “굳이 물어보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가서 구구절절 설명하는게 필요없다고 생각했다”라고도 말했다.

양준일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가수가 아닌 자연인 양준일의 개인사를 묻지도 않았는데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인사를 굳이 속일 이유는 무엇일까. 심지어 덮어질 거짓말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냉동인간’이라는 별명처럼 양준일은 드라마틱한 인생사와 소년같은 감성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렇다면 적어도 팬들 앞에서 불필요한 거짓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가요계 그 어떤 팬덤과 비교해도 단단하고 특별했던 양준일 팬덤이 원하는 건, 완전무결한 인격체로서의 양준일이 아니라 실수하고 무너지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하고 솔직히 세상에 마주하는, 주름진 얼굴이 더 아름답던 양준일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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