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준
왼쪽부터 소형준 이민호 허윤동.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KT 소형준(19)의 신인왕 행보는 거침없었다. 그러나 최근 그의 발걸음이 둔화되며 신인왕 춘추시대가 열리고 있다. 소형준을 필두로 LG 이민호, 삼성 허윤동, KIA 정해영 등 고졸투수 4총사가 합을 겨루는 형국이다. 여기에 삼성의 작은거인 김치찬(19)도 가세했다. ‘중고신인’격인 철벽 불펜 SK 김정빈(26)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SK 최지훈(23)은 대졸 신인 야수 자존심을 걸고 두각을 보인다.

소형준은 개막 후 신인왕 레이스에서 독주했다. 초반 5경기에서 4승을 쓸어담으며 거물급 신인탄생을 일찌감치 알렸다. KT 이강철 감독이 “눈을 정화시키는 투구”라고 인정할 만큼 빼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후 등판한 5경기에서 4패만 기록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잘 던진 날과 못 던진 날의 차이가 컸지만, 타선의 지원부족도 한몫했다.

소형준이 주춤하자 이민호가 떠올랐다. 지난해 신인왕 정우영에 이어 이민호가 LG 신인왕의 명맥을 이을지도 관심거리다. LG 류중일 감독은 전천후 투수인 그의 불펜전환도 고려했다. 그러나 이민호는 선발진에 안착하며 안정감 있는 투구내용을 이어나갔다. 현재 기록은 2승 2패에 평균자책점은 1.80에 불과하다. 2패를 한 경기에서도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실점은 2점에 그쳤다. 이민호는 지난달 11일 이후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 그 역시 타선과 불펜 등 팀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포토]6회초 이건욱에 이어 등판한 김정빈
왼쪽부터 김정빈, 정해영.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여름 삼성의 신인투수 허윤동도 약진하고 있다. 벤 라이블리의 부상으로 기회를 얻은 그는 2승을 수확한 뒤 잠시 2군에서 재정비 기간을 거쳤다. 이후 4경기에선 1패를 안았다. 최근 10일 KT전 1이닝 2자책으로 조기강판 됐지만, 나머지 3경기에선 5이닝 이상을 버티며 3실점 이내로 막았다.

정회열 전 KIA수석코치의 아들인 정해영도 4경기 2승(구원승) 무패 평균자책점 1.59로 고졸투수 4총사에 이름을 올렸다. 단 계투 역할이라는 점이 변수다. 불펜투수 중 대표주자는 김정빈이다. 29경기 1세이브 9홀드에 평균자책점 1.32를 뽐내고 있다. 팀의 하락세에도 그의 존재감 만큼은 더욱 뚜렷하게 빛난다. 신인왕의 주요 덕목 중 하나는 임팩트다. 불펜투수라도 매경기 강렬한 모습을 보인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포토] SK 최지훈,
왼쪽부터 최지훈, 김지찬.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야수 중엔 최지훈과 김지찬이 유력하다. 최지훈은 SK의 리드오프로 활약중이다. 타율은 42경기에서 0.297이다. 그는 5월과 6월엔 3할 이상의 고타율을 뽑냈지만 7월 들어 2할 초반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악착같은 모습으로 팀에 활력을 넣고 있다. 리그 최단신 163㎝의 김지찬은 52경기에 나와 타율 0.247을 작성중이다. 멀티 수비를 자랑하며 야무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7월 들어 1할대 타율로 고전중이다. 이들은 투수 후보들이 기대만큼 승수를 쌓지 못하면 야수 신인왕을 노릴만하다.

신인왕은 일생 단 한번만 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그리고 아직 올시즌의 반환점도 돌지 않았다. 절반 이상 남은 상황이다. 아직 변수는 많고 희망도 부푸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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