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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가사 그대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런 기분’이다. 데뷔 앨범 타이틀곡의 31년만에 소환부터 폴킴과의 협업까지 ‘천재 프로듀서’이자 ‘시티팝 장인’으로 불리는 김현철이 자신만에 감성으로 2020년 가요계를 적시고 있다.

김현철의 음악이 다시 우리의 귓가에 울려퍼지고 있다. 김현철은 지난 13일 자신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새 앨범 ‘선(線)’을 발표했다. 이 앨범에는 1989년 발매된 김현철의 1집 앨범 첫번째 데뷔 타이틀곡인 ‘오랜만에’가 2020 리메이크 버전으로 담겨 있고 폴킴과 듀엣으로 부른 타이틀곡인 ‘선(線)’도 수록되어 있다.

먼저 ‘오랜만에’는 발표 당시 타이틀곡임에도 ‘춘천가는 기차’, ‘동네’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몇년전부터 ‘시티팝’이 인기를 얻으면서 마니아는 물론 대중에게도 재조명됐다. 특히 2018년 네이버 온스테이지와 스페이스오디티가 기획한 ‘디깅클럽서울’ 프로젝트에서 뮤지션 죠지가 ‘오랜만에’를 리메이크 하면서 화제가 됐고 진정한 ‘역주행’을 하게 됐다.

현재까지도 한국 시티팝을 대표하는 곡으로 사랑받은 ‘오랜만에’는 트랜드에 민감함 광고계에서도 알아보고 배우 공효진이 출연하는 커피 CF에서도 배경음악으로 선택됐다. CF에서 먼저 공개된 2020년 ‘오랜만에’는 원곡보다 보다 더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고, 광고주 측에서도 CF에 사용하지 못한 드론 영상을 제공하며 새로운 감성의 뮤직비디오도 함께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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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가 30여년이 지나도 변치 않고 리스너의 선택을 받고 있는 김현철 음악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면 폴킴과의 듀엣곡 ‘선’은 현재진행형인 그의 음악적 행보가 담겨있다. 90년대를 대표하는 김현철이 2020년을 대표하는 폴킴과 만남은 그 자체로 화제다.

김현철이 폴킴의 감성에 매료되 만든 ‘선’은 애초 지난해 정규 10집에 실을 예정이었지만 1년을 간직해 2020년 세상에 나왔다. 김현철이 작곡을, 폴킴이 작사를 맡아 더욱 완성도 높은 노래로 탄생시켰고 폴킴은 곡의 제목까지 직접 지으며 애정을 드러냈다.

김현철은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지난해 13년만의 정규앨범인 10집 ‘돛’을 발표했다. 당시에도 박정현, 백지영, 정인, 박원, 마마무 휘인-화사, 죠지, 황소윤(새소년), 쏠(SOLE) 등 국내 최정상의 뮤지션들과 협업을 통해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음반을 탄생시켰다.

스페이스 오디티 김홍기 대표는 “여러 역주행과 슈가맨이 있지만 과거의 묻혀진 데뷔곡이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트렌드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은 한국 음악 역사상 처음으로 일어난 사건이자 역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30년의 간극을 줄인 만남이다. 가요가 특정 장르만 있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가 음악적인 소신과 경향을 책임지고 되물림 하면서 가요계가 풍요로워질 수 있다. 90년대 김현철의 정서를 폴킴이 받아내는 건 다양성과 음악적 내밀한 정서를 공유되고 있다는 건강한 반증이 아닌가 싶다. 가요계 다양성의 순환이 생겨나 폭 넓게 발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Fe&Me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