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세기말 KBO리그는 23세 청년이 쏘아 올린 홈런에 열광했다. 국내에서는 전대 미문인 54홈런을 쏘아 올리며 훗날 아시아 홈런왕으로 우뚝 선 이승엽(44.전 삼성)이 그 주인공이다.

이승엽은 1996년부터 이른바 '외다리타법'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그가 54홈런을 쏘아 올리던 해 태어난 후배가 당시와 비슷한 타격폼으로 무장해 눈길을 끈다. 바로 KT 강백호(21)다. 강백호는 올해 극단적인 외다리타법으로 3할 30홈런 사냥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9년 데뷔후 역대 고졸신인 최다인 29홈런을 쏘아 올리며 스타덤에 오른 강백호는 투수가 다리를 들어올릴 때와 발맞춰 오른 다리를 번쩍 들어 올리는 외다리타법을 구사한다. 1999년 이승엽과 닮은 점은 중심축이 포수쪽으로 크게 들어간다는 점이다. 투수 시각에서 보면 강백호의 등이 정면에 가깝게 보인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이런 스윙은 몸의 회전량을 증가시켜 원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몸이 유연하고, 손목힘이 뛰어난 젊은 타자들이 갖출 수 있는 폼인데 순발력과 선구안이 뒷받침돼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승엽도 54홈런을 때려낸 뒤 타격폼 수정에 들어갔고, 2002년 당시 아시아 최다인 56홈런을 쏘아 올릴 때에는 큰 레그킥 대신 단순한 중심이동으로 폼을 수정했다. 타격 준비동작에서 몸이 지나치게 포수쪽으로 돌면, 빠른 공 대처뿐만 아니라 슬럼프에 빠졌을 때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단점을 파악한 뒤였다.

'포스트 이승엽'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강백호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성장과 함께 타격폼 변화는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아재야에서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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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