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LG의 심장 박용택(41).

어느덧 주연의 자리는 내어놓았지만 여전히 팀을 대표하는 중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아직도 가장 중요한 순간 첫번째 주자로 기용되고 있다. 그는 현역 최고령 선수로 KBO 최초 2500안타를 넘어섰고 최다경기 출장 신기록도 작성 중이다. 화려한 선수생활로 빛나지만 여러 고비도 분명 있었다.

박용택은 30년 야구인생, 19년 프로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솔직했다. 그는 은퇴투어 무산에 대해선 "이승엽 선배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부담된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대신 각팀과 함께 하는 고별식은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의 은퇴투어. 박용택은 동료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시하며 특히 오랜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KT 박경수와 포옹할 때는 "울컥했다"라고 했다.

프로생활을 하며 가장 즐거웠던 시절로는 김기태 감독과 함께한 시간을 꼽았다. 또한 LG 프랜차이즈로 야구 페이지의 한 획을 긋고 있지만 자신의 가치를 더 인정하는 곳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을 고민도 있었다. 박용택은 "5% 정도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돈을 좇지 않은게 잘한 선택"이라고 돌아봤다.

가장 사랑하고 좋아하고 잘하는 게 야구지만, 다시 태어나면 야구는 절대 하지 않겠다는 속내도 밝혔다. 그는 "내 모든 걸 쏟아부었다. 미련이 없다. 투수를 해 볼 생각도 없다"라며 미소지었다. 하얗게 재가 될 만큼 자신을 불사른 선수만이 할 수 있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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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