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용규 \'전력질주\'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이용규가 3회초 내야땅볼을 친 후 1루로 전력질주하고 있다. 2020. 10. 14.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캠프부터는 늦다. 당장 노력해야 우리팀은 변할 수 있다.”

한화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5)가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드러내며 2021시즌을 향한 각오를 전했다. 1년 공백을 뒤로 하고 개인적으로는 유의미한 시즌을 보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최하위로 떨어진 팀을 생각하며 혹독한 겨울을 예고했다.

이용규는 지난 23일 대전 NC전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장해 5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5득점 빅이닝의 시작점이 된 3루타를 터뜨렸고 7회말에는 볼넷으로 찬스를 이어갔다. 그리고 8회말 좌전안타를 날리며 3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한화는 NC를 11-6으로 꺾고 6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용규 외에 김민하, 노시환, 브랜든 반즈, 최재훈도 멀티히트로 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투수 워릭 서폴드는 5.2이닝 4실점으로 시즌 10승을 채웠다.

경기 후 이용규는 “일단 연패를 끊는 게 최우선이었다. NC가 이기면 우승하니까 선수들끼리 막아보자는 얘기도 했다. 선수들 모두 그런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한 것 같다”고 경기 전 각오를 밝혔다. 이어 그는 “서폴드 선수의 10승도 달려있었다. 우리 선발진에서 10승을 할 수 있는 투수가 서폴드 뿐이라 야수들이 도움을 주고 싶었다. 상대 실책도 나오면서 우리 쪽으로 경기가 잘 풀린 것 같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용규는 전날 은퇴 기자회견을 연 김태균을 향해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나도 그렇지만 태균이형도 올시즌을 보내면서 고민도 많고 엄청 힘들었을 것”이라며 “태균이형은 정말 자존심이 강한 선수다. 올해 캠프에서는 정말 운동량도 많았다. 그런데 스스로 납득하지 못할 성적이 나오면서 스트레스가 더 커진 것 같다. 부상까지 당해 더 힘든 시즌이 됐다. 내가 한화에 온 후 올해가 태균이형에게 가장 힘든 시즌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포토] 김태균 은퇴 기자회견, 이용규 선수 대표로 꽃다발 전달
한화 주장 이용규가 지난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김태균 은퇴기자회견에 앞서 꽃다발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한화에서는 7년째지만 대표팀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김태균과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온 이용규다. 자신도 팀에서 고참인 만큼 김태균의 은퇴가 남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용규는 “은퇴는 내게도 언젠가는 다가올 일이다. 사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내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그저 은퇴하기 전까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야구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나 또한 올해 내 성적이 굉장히 아쉽다. 지금부터 당장 노력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냥 밝은 미래를 전망할 수 없다. KBO리그 상위권팀 대다수는 젊은 선수층도 뛰어나다. 10구단 체제 후 처음으로 최하위로 내려앉은 한화지만 냉정히 보면 이듬해 불펜진 외에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지 않다. 이용규 또한 결국에는 모든 선수들이 기량이 향상돼야 팀도 발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비시즌을 충실히 보내야 한다고 했다.

이용규는 “선수 개인부터 강해져야 한다. 그래야 팀도 강해진다. 다들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올시즌을 돌아보며 정말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캠프부터 해서는 안 된다. 당장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변할 수 있다. 이대로 또 무의미하게 내년을 준비하면 우리팀은 변할 수 없다고 본다”고 달라진 한화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