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징크스(Jinx). 사전적 의미는 불운, 악운, 재수없는 일 등등. 한마디로 불길한 징조. 그 유래는 고대 그리스 시대로 올라간다. 딱따구리의 일종인 ‘개미잡이’라는 새 이름에서 유래했다. 명칭은 융그스(Junx). 이 새는 생김새가 뱀 같아 불길한 징조로 취급받았다.

인간은 누구나 징크스를 가진다. 불안한 상황이라면 기댈 곳이 필요하기 때문. 매일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스포츠 선수들은 더하다. 그들은 징크스 덩어리다. 이기면 이기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징크스가 달라붙는다. 징크스와 함께 살아가는 삶.

이강돈. 그의 징크스는 ‘노팬티’다. 1989년 올스타전, 노팬티로 출전해 우수선수에 뽑혔다. 이후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노팬티 플레이어로 변신. 헐크 이만수는 속옷을 입긴 입었다. 단 뒤집어 입었다. ‘모두까기’의 달인 이순철은 현역시절 잘 씻지 않았다. 에너지가 씻겨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프로야구 징크스 끝판왕은 누구일까. 세간에 알려진 징크스로 추정하면 ‘노란팬티의 사나이’ 김성근이다. 노란팬티는 구하지 쉽지 않을거 같은데. 어쨌든 노란팬티는 그에게 승리의 징크스였다. 입으면 팀이 승리했다. 김성근에게 양말이나 속옷을 계속 입고 수염을 깎지 않는 건 징크스 축에도 못 꼈다. 그는 팀이 승리하기 위해서라면 야구룰도 가볍게(?) 어겼다.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홈팀경기임에도 원정팀 유니폼을 입었다. 원정팀 유니폼 승률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이호준도 둘째가라고 하면 서러운 징크스 마니아다. 스스로 100개는 족히 넘는다고 밝혔다. 징크스가 100개라니. 일일이 기억하기에도 힘들거 같다. 사실 성공한 선수나 지도자는 누구나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징크스는 미신이라기 보단 승리를 향한 일종의 루틴이라고 볼 수 있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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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