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삼성 허삼영 감독, \'데스파이네의 손이 수상했는데...\'
삼성 허삼영 감독.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다시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한다.

경쟁의 연속이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삼성에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왕조 시절 영광은 잃어버린지 오래다. 더 이상의 굴욕을 피하기 위해 삼성의 스토브리그는 빠르게 돌아갈 예정이다.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영입에 참전할 계획이고, 다니엘 팔카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포기한 후 생긴 빈 자리를 수준급 외국인 타자로 메울 예정이다.

내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부임 후 첫 시즌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본기의 중요성을 더 절실히 깨달은 허삼영 감독은 시즌 종료 후 진행된 마무리 캠프에서 단내 나는 고강도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해 이맘때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정해진 자리는 없다. 마무리 캠프와 내년 진행될 스프링 캠프를 통해 허 감독 및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찍은 선수가 주전으로 활약하게 된다.

결과는 아쉽지만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을 발굴했다는 건 삼성의 소득이다. 허 감독도 잠재력이 큰 유망주 발굴을 올시즌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았다. 이 선수들의 가능성을 단기간 내 폭발시키는 것이 비시즌 삼성의 과제이기도 하다. 더 이상 리빌딩이란 말로 그 동안의 부진을 포장할 순 없다. 외부 영입으로 전력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보유한 자원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즉시전력감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허 감독이 마무리 캠프부터 고된 훈련을 진행한 이유기도 하다. 내부 경쟁으로 인해 선수단 뎁스가 두꺼워지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주전급 선수들을 위협할 만한 수준으로 올라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완성돼야 주축 선수들이 부상 혹은 부진으로 이탈했을 때 즉각 백업 선수들이 들어와 공백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그간 주전급으로 활약한 선수들도 고삐를 늦출 수 없다. 올해 64경기 출전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긴 이학주와 거포 자질을 갖추고도 고질적인 선구안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이성규는 김용달 타격 코치의 집중 코칭을 받으며 내년 시즌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일순간 부진이 주전 박탈로 이어진다는 걸 올해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2021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일찌감치 내년 시즌 준비에 착수한 삼성이다. 올해가 유망주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해였다면 내년엔 이 선수들이 주축으로 발돋움 해 순위 상승을 이끌어야 한다. 비활동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삼성 선수들의 내부 경쟁은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superpow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