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빈트비흘러
리차드 빈트비흘러가 울산 현대에서 뛰던 지난 2018년 4월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울산 현대 출신 ‘멀티 수비수’ 리차드 빈트비흘러(29·오스트리아)가 3시즌 만에 K리그에 복귀, 성남FC ‘김남일호’에 전격 합류한다.

K리그 이적시장과 성남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3일 “지난 2018년 울산과 계약 만료 이후 K리그를 떠났던 리차드가 올해 1부 잔류에 성공한 성남에 입단할 예정”이라면서 “선수 측과 구단은 최근 세부 계약 조건을 마무리 중이다.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성남 관계자는 “리차드 영입 진행 중인건 사실이다. 그러나 K리그에 오려면 현 소속팀(멜버른시티)과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게 남아 있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자국 리그 아드미라에서 프로로 데뷔한 리차드는 2016년까지 빈에서 뛰다가 울산을 통해 K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전까지 한 번도 해외리그에서 뛴 적이 없는 그는 K리그에 입성하자마자 존재 가치를 발휘했다. 유럽 선수여도 K리그 특유의 압박과 스피드에 고전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그는 입단 첫해인 2017년부터 붙박이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하며 리그 30경기(2골)를 뛰었다. 또 그해 FA컵도 5경기를 소화하면서 울산에 사상 첫 우승컵을 안기기도 했다. 2018년엔 센터백 뿐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돼 박주호와 짝을 이뤄 ‘리차드-박’ 콤비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적이 있다. 탄탄한 방어 뿐 아니라 빌드업에도 능한 그는 울산 수비진의 멀티 자원으로 명성을 떨쳤다. 울산 구단은 애초 재계약을 추진했지만, 리차드가 타 리그 도전 뜻을 보이면서 결별했다.

하지만 K리그를 떠난 뒤 리차드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이듬해 덴마크 2부리그 비보리에 입단했으나 리그 5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국 그해 여름 호주 A리그 멜버른시티로 적을 옮겨 반전을 노렸지만 두각을 보이진 못했다. 어느덧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그는 향후 커리어를 두고 고심하다가 제 가치를 발휘했던 K리그를 다시 노크했다. 때마침 성남 레이더망에 걸렸다.

2020시즌 최종전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2-1 역전승하며 1부 잔류에 성공한 성남은 수비 보강이 시급하다. 우선 수비진의 핵심이자 붙박이 센터백 연제운이 내년 입대를 고려 중이다. 성남은 시즌 막판 연제운이 퇴장 징계로 빠졌을 때 대량 실점에 몰리는 등 빈자리를 이미 크게 느낀 적이 있다. 여기에 올해 합류했던 크로아티아 출신 이고르 요바노비치는 김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과 속도 등에 미치지 못하면서 한 시즌 만에 이별하게 됐다. 리차드는 K리그에서 대인방어와 빌드업 등 기술적으로 검증된 자원이다. 그리고 김 감독은 수비 자원의 멀티 능력을 활용해 스리백과 포백을 겸하는 것을 즐기는데, 리차드 카드는 커다란 동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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