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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젊은 선수 맹활약…베이징에서도 잘 할 것"
  • 입력 2018-02-26 05:45
  • 수정 2018-02-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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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회장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 25일 강릉시 모처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하고 있다. 강릉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강릉=스포츠서울 김현기·윤세호기자]“스위스, 오스트리아도 우리보다 아래였다.”

2018 평창 올림픽 폐막을 몇 시간 앞둔 강릉 시내에서 만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말고는 희망이 없었던 우리 동계스포츠가 이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준 대회였다”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2016년 10월 부임한 뒤 가장 먼저 했던 것이 동계 올림픽 경기력 향상 태스크포스였는데 주효했던 것 같다”며 한국 스포츠를 주관하는 수장으로서의 노력도 돌아봤다. 그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연달아 한국 선수단장을 맡았다. 특히 런던 올림픽에선 한국이 금메달 13개를 획득해 종합 5위를 달성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 했다. 이번엔 한국스포츠를 총괄하는 자리에서 평창 올림픽을 진두지휘했다. 이 회장은 “평창 올림픽은 경기가 아침 일찍, 그리고 저녁 늦게 열렸다. 그래서 새벽 2시에 잠들어 5시에 일어나는 일이 많았다. 낮에 차에서 쪽잠을 자며 피로를 달랬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각 종목에서 최선을 다해 잘 해줬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한국 선수단의 성적을 어떻게 보는가.
선수들이 각 종목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냈다고 본다. 총 17개의 메달을 따내 2010 밴쿠버 올림픽 때의 역대 최다 메달 14개(금6, 은6, 동2)을 경신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윤성빈(스켈레톤), 이상호(스노보드), 임효준, 황대헌(이상 쇼트트랙), 정재원, 김민석(이상 스피드스케이팅) 등은 4년 뒤 전성기에 오를 수 있는 재목들이다. 이들이 평창에서 메달을 따내며 동계스포츠의 밝은 미래를 열었다. 썰매와 컬링, 설상 종목에서도 입상하면서 메달이 다변화된 것은 개최국의 자존심을 살린 일이다.

-당초 목표는 금8, 은4, 동8이었다.

내가 대한체육회장으로 부임하기 전 세워진 목표인데 개인적으로는 금메달 6개 정도가 현실적이라고 봤다. 솔직히 쇼트트랙 말고는 금메달을 장담할 수 있는 종목이 없었다. 이번에 스위스, 오스트리아를 메달 순위에서 제쳤는데 거기는 온 동네가 눈과 얼음 아닌가. 얼마 안 되는 자원 속에서도 우린 해냈다. 이상호는 배추밭에서 해냈고 윤성빈도 불과 몇 년 사이에 금메달을 땄다. 내가 대한체육회장을 맡은 뒤 가장 먼저 만든 것이 동계 올림픽 경기력 향상 태스크포스였는데 외국인 전담 지도자, 해외 전지훈련, 트레이너 도입, 장비 선진화 등을 타이밍에 맞춰서 추진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금메달이 적다는 문제제기도 있는데.
사실이다. 선수들의 심리적 중압감이 너무 컸던 것 같다. 쇼트트랙 심석희가 여자 500m에서 처음 넘어진 뒤 다음 날 1시간 만나 얘기를 했다. 그리고 계주에서 금메달을 땄다. 김보름은 그 일(노선영 사건)이 있고 나서 밥도 못 먹었다. 내가 불러서 많은 얘기를 했다. 선수단 단장을 해봤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을 잘 안다. 김보름에게 “일어서서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했다. 김보름이 이후 팀추월 순위결정전을 하고는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 마음의 문제라고 보고 여러가지 얘기를 했다. 서울에서 심리치료사도 두 번 불렀다. 김보름이 절에 다닌다고 하길래 스님들 모셔 경기 전 만나도록 했다. 그러고 난 뒤에 김보름이 좋아졌다. 걱정을 엄청 했는데 은메달을 따서 다행이다.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려운 질문이다. 윤성빈이 금메달 딴 것을 들고 싶다. 정말 깜짝 놀랐다.

-런던 올림픽 선수단장과는 어떻게 다르던가.

국내에서 대한체육회장으로 체육 행사를 총괄하는 것과 외국 대회에서 선수단장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국내에서 하는 게 피로도가 몇 배 크다. 외국에선 선수들과 경기만 하면 되지만 국내에선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고 모든 얘기가 다 들어온다. (오른쪽 눈을 가리키며)내 눈에 실핏줄이 터졌는데 지금 그나마 좋아졌다. 손톱도 못 깎을 정도로 바빴다.

-노선영과 알파인스키 쿼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는데.

종목과 특성에 따라 선발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획일적일 수는 없다. 와일드카드 등의 방법이 있지만 한계가 있다. 국제연맹(IF)은 우리와 입장이 다르다. 다른 나라들도 있기 때문에 아주 민감한 문제다. 국내 각 경기연맹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동계스포츠는 돈이 많이 드는 종목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부진하면 ‘평창 올림픽은 홈에서 했으니 한국이 잘 했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평창 올림픽이) 끝났다고 멈추면 안된다. 갖춰진 기반과 인력을 갖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일본이 투자를 많이 하고 있고 우리를 추월하려고 한다. 베이징은 우리 옆 동네라서 더 잘해야 한다. 동계스포츠 열기를 더 확산시킬 것이다.

[포토]윤성빈-박승희-이상화-최민정, \'땡큐맘!\'

23일 용평 리조트 네이션스 빌리지 내 P&G 패밀리홈에서 진행된 P&G 땡큐맘 기자간담회에서 참가 선수와 어머니들이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필 던컨 P&G 올림픽 디자인 총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조영희-윤성빈 모자, 이옥경-박승희 모녀, 김인순 -이상화 모녀, 이재순-최민정 모녀, 박린컨 한국 P&G 전무. 평창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6개월 뒤엔 인도네시아에서 하계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지금까진 동계올림픽에만 신경 썼다. 아시안게임 준비가 소홀한 것 같아 지난 달부터 아시안게임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다. 3월부터 코리아하우스 부지 등 여러 문제를 현지에서 알아볼 것이다. 종합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일본이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어떻게 평가하나.

두 가지 평가가 가능하다. 스포츠로만 놓고 보면 우려했던 부분이 나왔다. 하지만 스포츠가 역시 사회에 영향을 주고 스포츠를 통한 통합과 평화의 측면을 보면 시도 자체로는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다. 융화가 안 되는 것이 아닐까란 우려를 많이 했다. 선수들을 몇 차례 찾아갔다. 선수들에게도 “한 민족이고 결정이 된 이상 화합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양보하고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모두가 “언니, 동생”하면서 아주 잘 했다. 딱 두 골 넣었지만 굉장한 의미가 있다.

-단일팀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이번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밀어붙이기식 과정이 문제 있어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시간을 갖고 오래 전부터 하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럴 시간이 별로 없었다. 상대방(북한)이 답변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느닷 없이 (김정은 신년사로)온다고 했다. 앞으로는 여유 있게 해야 한다. 상대가 어떻게 나와주느냐가 중요하다. 가변성이 너무 많다.

-지난해 7월 대한컬링경기연맹을 관리단체로 지정했는데 이번에 여자대표팀이 메달을 딴 것은 어떻게 보나.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관리단체로 지정하지 않았으면 메달을 따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 내가 살펴보니 금전부터 문제가 많았다. 올림픽이 코 앞인데 이대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모든 것을 투명하게 하도록 했다. 대한체육회에서 30년간 일한 베테랑도 파견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엘리트스포츠가 내리막길을 걷는다는 평가도 많다. 일본이나 영국이 그런 고비를 겪었고 우리가 이를 따라간다고 한다.

우리는 소수 정예를 키워서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식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50~100명을 집중적으로 키워서 금메달을 딴다. 이를 바꾸려면 우선 학교 체육이 정상화 돼야 한다. 그래야 저변이 확충되고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 사이에 교집합이 생긴다. 아이들도 스포츠를 통해 민주시민으로 양성된다. 전국에 초·중·고교가 1만1000개 가량인데 생활체육지도자가 2100명에 불과하다. 한 지도가가 1800명을 다루는 경우도 있다. 최소한 한 학년에 2~3명, 그래서 지도자와 학생의 비율이 100대 1은 아니어도 300대 1까지는 만들 생각이다. 1만5000여명의 지도자는 필요하다. 지도자에 대한 처우 개선은 당연하다. 지금처럼 방과 후 수업으로 한 달에 40만원 받는다면 누가 하려고 하겠는가. 지위를 정확히 부여해서 교직원 자격증은 아니어도 정규직화한 다음 학교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게 해야 한다.

-끝으로 국민들에게 인사 한다면.

국민들께 감사하다. 선수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셨다. 국민의 성원이 없으면 대한체육회는 존립할 수가 없다. 못하면 혼도 내지만 격려도 해주신다. 결국은 선수들이 한국 체육의 자산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다.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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