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a del Rey ( Sevilla FC VS Valencia CF - 2021/01/27 )
발렌시아의 이강인.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발렌시아의 이강인(20)이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이강인은 15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0~2021 스페인 라리가 23라운드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4경기 연속 베스트11에 빠진 이강인은 0-2로 뒤진 후반 19분이 돼서야 다니엘 바스와 교체돼 피치를 밟았다. 이미 경기의 흐름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넘어간 시점에 이강인은 부지런히 움직이며 고군분투 했지만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이강인은 당초 겨울 이적시장에서 발렌시아를 떠나 새 팀을 찾는다는 구상이었다. 발렌시아의 설득 속에 팀에 남았지만 하비 그라시아 감독은 전반기 내내 이강인의 출전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았다. 초반 우수한 활약에도 외면했고, 팀 성적이 나쁠 때에도 변화를 주지 않는 라인업을 고수했다. 입지가 확보되지 않자 이강인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고 싶어 했다. 하지만 발렌시아는 오히려 재계약을 제안했고, 시기상 이적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결국 잔류했다. 여름이면 이적할 가능성이 높지만 당분간은 발렌시아에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강인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달 22일 오사수나전이 마지막이다. 이후 두 경기에서는 아예 빠졌고, 두 경기에서는 교체로 들어갔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간헐적으로 베스트11에 들어갔지만 이제는 사실상 벤치 자원으로 밀려난 상태다. 그라시아 감독의 구상에서 확실히 멀어진 만큼 잔여 시즌에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출전 시간은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막 20대가 된 이강인에게 지금은 꽤 중요한 시기다. 무대의 수준과 팀의 유명세 등과 관계 없이 최대한 많은 시간을 뛰어야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그라시아 감독의 발렌시아에서는 긍정적인 미래를 발견하기 어렵다. 설상가상 발렌시아는 승점 24에 머물며 13위에 자리하고 있다. 순위만 보면 괜찮아 보이지만 강등권인 18위 바야돌리드(21점)와 3점 차에 불과하다. 언제든 강등권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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