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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24일 개봉하는 영화 ‘고백’의 서은영 감독이 박하선과의 호흡에 만족스러워했다.

‘고백’은 7일간 국민 성금 1000원씩 1억 원을 요구하는 전대미문의 유괴사건이 일어나고, 때마침 부모가 아동학대를 하는 정황에도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분노한 사회복지사 오순과 그를 의심하게 된 경찰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드라마. 뻔해 보일 수 있지만 다루는 이야기의 울림이 결코 지루할 수 없는, 작지만 강한 영화다.

무엇보다 오순을 연기한 박하선이 가해자인 아이 아빠와 육탄전을 불사할 정도로 화를 주체하지 못하거나 넋이 나갈 지경에 이르는 등 감정이 널을 뛰는 열연을 펼치며 영화의 흡입력을 높혔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박하선의 새로운 모습을 감독이 꺼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박하선의 거친 연기가 돋보였다.

감독은 박하선이 실제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만큼 아동학대를 바라보는 남다른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던 것일까. 서은영 감독은 “꼭 아이가 있어서 캐스팅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박하선 하면 시트콤으로 코미디 연기를 많이 한 인상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코미디 연기를 하는 사람에게 신뢰가 높다”고 밝혔다. 이어서 “마침 하선씨가 아이를 낳고 일을 잠시 쉬고 있는 상태여서 내가 이 시나리오를 보여주면 하고 싶을 것 같은 촉이 있었다. 나랑 잘 맞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며 미소지었다.

그리고 그의 촉대로 영화를 함께 찍게 됐는데 감독은 “너무 좋았다. 마음도 잘 통했고 역시나 연기도 너무 잘했다. 훌륭하고 좋은 배우라고 새삼 느꼈다”며 박하선에게 고마움을 내비쳤다. 또 “배우도 새로운 연기에 굶주려있었던 것 같고 거칠고 야생적인 느낌을 하고 싶어했더라. 그런 모든 니즈들이 잘 맞물려서 잘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백_메인포스터

감독이 뽑은 최고의 장면은 포스터 속 박하선의 표정이었다. 그는 “하선씨가 다 너무 잘 했는데, 꼽으라고 하면 포스터에 나온 그 장면이 되게 좋다. 시나리오 쓸 때도 굉장히 영화적인 구성의 씬이어서 그걸 어떻게 표현할까, 이 배우가 어떤 얼굴을 보여줄까 찍기 전에도 기대가 있었고, 아니나 다를까 찍을 때도 좋았다. 물론 찍을 때는 힘들었지만 그 감정을 잘 보여준 것 같다. 그래서 찍고 나서도 기분좋게 집에 갔던 것 같다”며 흡족해 했다.

그의 칭찬처럼 대중적으로도 박하선의 연기에 대한 호감도가 최근 상승세를 타는 한편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이 맞물려 영화가 뜨거운 관심 속에 개봉하게 됐다. 서 감독은 어떻게 ‘고백’을 만들게 됐을까. 영화 ‘초인’(2016)으로 데뷔하고 이번이 두번째 작품인 그는 “사회고발성 영화에 관심이 많았고 이 주제로 언젠가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두번째 영화로 하게 됐다. 제 영화인생이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저 역시 이 문제에 날이 서 있는 상태에서 찍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영화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들어가 있는건데 시선이 무뎌지지 않은 상태에서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환기의 의미로, 관심을 지속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화를 만들었다”지만 영화가 전개될수록 옮겨가는 인물들의 이야기에는 학교폭력, 데이트폭력 등 또 다른 문제도 바라보게 만들고 주제가 훼손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생기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는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이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영화 만드는 사람은 화두를 던져주는 것이지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담담히 밝혔다.

cho@sportsseoul.com

사진 | 리틀빅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