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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지금까지 프로로 지내온 시간보다 올 1년 주장하면서 더 많이 배운 것 같다.”
‘블루드래곤’ 이청용(33·울산 현대)은 K리그1 최종전을 마친 다음 날인 지난 6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 시즌을 돌아보며 말했다.
올해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새 캡틴’으로 선임된 이청용은 프로 커리어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7년 전 홍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기성용, 구자철 등과 리더 구실을 한 그는 클럽 유니폼을 입고 홍 감독과 재회해 ‘진한 1년’을 보냈다. 비록 팀이 또 한 번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청용은 홍 감독 체제에서 팀 내부적으로 끈끈한 결속력을 꾀하면서 ‘하고자 하는 축구’를 펼친 것에 만족해했다.
이청용은 “대표팀은 짧게 소집했다가 해산하기 때문에 과거 (홍) 감독과 깊은 얘기를 많이 나누지는 못했다. 올해는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시간”이라고 했다. “국내 축구인 중 가장 다방면의 경험이 많은 분”이라고 언급한 그는 “어느 상황이든 일관성 있게 선수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게 놀라웠다. 유럽 생활도 해봤지만 그런 지도자는 드물고 쉬운 일이 아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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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청용은 홍 감독이 A매치 기간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고 팀에 남아 훈련한 선수를 다음 경기에 중용하는 등 비주전급 요원에게 동기부여를 주고 ‘원 팀’ 정신을 심은 것을 높게 여겼다. 그는 “경기에 뛰는 선수, 뛰지 못하는 선수의 마음이 늘 같을 수 없다. 하지만 감독께서 올해 한마음을 만들어냈다. 모든 선수가 훈련에 진심이었다”며 “우승은 놓쳤지만 올해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가장 꾸준히 펼칠 수 있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
감독의 사려 깊은 행동 속에서 이청용은 정신적 지주 구실을 했다. 또 지난 8월 수원 삼성전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홀로 책임지는 등 경기력도 돋보였다. 그러나 ‘부상 불운’이 그를 괴롭혔다. 오름세를 타던 지난 9월 대구FC 원정에서 상대 수비에 왼 발목을 다쳤다. 그럼에도 목발을 짚고 선수단과 동행하는 등 진심 어린 리더의 자세를 보였다. 이청용은 파이널 라운드 들어서도 줄곧 선발 요원으로 뛰었는데, 사실 왼 발목 뿐 아니라 꼬리뼈 부위도 좋지 않았다. 우승 경쟁을 벌이는 팀 사정상 참고 뛰었다.
“몸이 가능한 범위에서 모든 것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 그는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품었기 때문이다. 시즌 말미가 돼서 다친 부위가 낫고 몸이 100%가 되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주장은 처음이어서 여러 부담이 따랐는데 신형민 등 여러 선수가 도와줬다. 경기에 더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미흡했던 것 같다.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50점도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11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이청용은 어느덧 울산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마쳤다. 그는 “어릴 때 K리그 경험했던 것과 비교하면 팬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축구를 보는 시선이나 응원 문화가 성숙해진 것 같다”며 “아직 선수에게 선 넘는 욕설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선수가 발견하지 못하는 전술적 문제점 등도 얘기하는 팬이 있더라”고 말했다.
이청용은 남은 선수 생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내가 만족할 만한 축구를 못 하고 우승하는 건 의미가 없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고 자부심을 느낄만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