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이라 나오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1000m 경기에서 레이스를 마친 뒤 관중에 인사하고 있다. 강릉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긴 인생을 생각했을 때 스케이트만으로 인생을 끝내고 싶지는 않다.”

‘빙속 여제’ 이상화(33)와 국경을 초월한 우정으로 화제를 모았던 일본의 스피드 스케이팅 스타 고다이라 나오(36)가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이상화에 이어 4년만의 은퇴 발표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12일 “고다이라 나오가 12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2~2023 시즌 개막전이 되는 오는 10월 전일본 거리별 선수권(나가노시 엠웨이브)을 끝으로 현역 은퇴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상화 고다이라
이상화(왼쪽)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뒤 금메달리스트 고다이라와 포옹하고 있다. 강릉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전일본 거리별 선수권 500m를 선수 인생의 마지막 경기로 결정했다. 아직도 스케이트를 탈 수 있고, 열심히 연습하면 세계 무대에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긴 인생을 생각했을 때 스케이트만으로 인생을 끝내고 싶지는 않다는 기분이 강하게 든다”라며 심경을 밝혔다.

고다이라는 지난 2010 밴쿠버올림픽 여자 팀추월 은메달, 2018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 1000m 은메달을 목에 건 세계적인 선수다.

앞서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 여자 500m 경기에서 고다이라는 은퇴 전 마지막 레이스를 마치고 태극기를 든채 울먹이는 이상화에게 다가가 포옹해주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며 스포츠팬들에게 큰 감동을 안긴 바 있다.

두 선수는 중학교 시절부터 우정을 쌓았고, 차가운 빙판 위의 경쟁을 수십년간 함께한 절친이다. 앞서 지난 2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해설위원으로 현지를 찾은 이상화는 고다이라의 경기를 중계한 바 있다.

4년전 평창대회에서 여자 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고다이라는 이번 대회에서 17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고다이라의 부진에 이상화는 해설 도중 울먹였고, 경기를 마친 고다이라는 “상화 왔어?”라며 해설부스를 찾아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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