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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태훈. 플로리다 | 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아들 보면서 버텼죠.”

한때 필승조였으나 어느 순간 잊혀진 선수가 있다. SSG 좌완 김태훈(33)이다. 2023년은 달라야 한다. 팀 상황이 그렇다. 왼손 불펜이 부족하다. 김태훈이 예전 모습을 되찾으면, SSG도 활짝 웃을 수 있다. 아빠의 힘이 필요하다. ‘분유 버프’가 기대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김태훈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SSG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다. 2018년 61경기 94이닝, 9승 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만들었고, 2019년에도 71경기 69.2이닝, 4승 5패 27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3.88을 찍었다.

이후 내리막을 탔다. 2020~2022년 3년 합계 23홀드, 평균자책점 6.39에 그쳤다. 2022년에는 단 9경기 등판이 전부. 5.1이닝 6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10.13이다. 과거의 위용을 완전히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창 좋을 때 평균으로 시속 145㎞를 뿌렸는데, 현재는 평균 시속 140㎞ 정도다.

2023년은 달라야 한다. 김택형이 군에 입대하면서 왼손 불펜 자리에 구멍이 크게 뚫렸다. 2021~2022년 두 시즌 합계 123경기에 등판했다. 합계 이닝이 135.2이닝이다. 김택형 홀로 떠받친 수준이다. 기둥이 하나 뽑혔다. 공백을 메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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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태훈.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첫손에 꼽히는 선수가 김태훈이다. 보여준 것이 있기에 기대도 걸 수 있다. 이제 몸 상태도 괜찮다. 명예 회복만 남았다. 늘 밝은 웃음을 보였던 김태훈이지만 이번에는 웃음기를 싹 뺐다.

플로리다 캠프에서 만난 김태훈은 “매년 캠프 때마다 독기를 품고 온다. 지난해 12월은 그냥 문학에서 살았다. 1월에는 가고시마에 가서 훈련을 했다. 캠프에 와서 현재 불펜 피칭을 계속 하고 있다. 최근 조금씩 괜찮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택형의 공백을 메울 선수라고 하자 “(김)택형이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내가 다시 1군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비시즌부터 열심히 해야 했다. 준비 잘해야 한다. 연습경기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개막 엔트리에도 들 수 있을 것이고, 또 좋은 모습 보이면 필승조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각오를 보였다.

그렇다면 최근 몇 년간 무엇이 안 됐을까. 김태훈은 “작년에는 팔이 안 좋았다. 통증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데미지가 많이 쌓인 느낌이었다. 던지고 나면 회복이 안 됐다. 던질수록 안 좋아지더라. 이제는 회복이 다 됐다. 아프지만 않으면 괜찮을 것 같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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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태훈.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급격한 구속 저하의 원인이 팔 피로 누적이었던 셈이다. 이제는 상태가 괜찮다. 기대를 걸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제 몸 상태는 다 올라왔다. 내가 지난 3년간 계속 못했다. 야구장에서 진지하게 임하려고 한다. 웃음기도 빼고 있다. 목표는 다시 내 자리를 찾는 것이다. 그것만 된다면 다른 것은 다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힘줘 말했다.

또 다른 원동력도 생겼다. 아들이다. “작년 8월에 아기가 나왔다. 아기 보면서 힘을 냈다. 이제 7개월 됐다. 지금도 보고 싶다. 돌아가면 못 알아볼 것 같다”며 처음으로 웃음을 보였다.

잘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자신을 위해, SSG를 위해, 가족을 위해 호투가 필요하다. 김태훈이 살아나면, SSG 불펜도 우려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