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귀포=장강훈기자] “치열한 경쟁 속 성장한 나를 발견할 것 같다.”

‘대세’ 박민지(25·NH투자증권)가 하반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달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휴식을 취한 박민지는 11일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6735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바꿔 이븐파로 출발했다. 이 대회는 10일 개막했는데 강풍으로 1라운드가 취소됐고, 이날 다시 시작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박민지는 11번홀(파4)과 14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다. 그는 “퍼트감은 나쁘지 않았지만 샷감이 안좋았다. 전반에 보기 두개를 하면서도 버티자 버티자고 생각했는데, 덕분에 후반에 버디 3개를 잡는 등 기회가 왔다”면서 “첫번째 보기 때는 ‘홀 아웃 하겠습니다’하고 퍼트한 게 홀컵을 돌아 나왔다. ‘마크할걸’이라는 후회를 15년째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8m 퍼팅을 짧게 해서 70~80㎝가량 파 퍼트가 남아 화가 난 상태였다. 지나고보니, 그 한 타가 정말 아쉽더라. 마크하고 파 세이브했으면, 1언더파로 1라운드를 마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에비앙 대회 때도 비슷한 것을 느꼈다. 지난 대회에 출전했을 때는 초반에 상위권에 있다가 후반에 순위가 하락했는데, 이번에는 끈질기게 버텨냈다. 물고 늘어지는 의지가 중요한게 안될 때 이븐으로 막아야 좋을 때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올해 에비앙에서는 의지를 잃지 않고 플레이해 마지막 날 순위를 끌어올린 게 큰 소득”이라고 설명했다.

골프는 끈기와 인내의 스포츠다. KLPGA투어에서 18승을 따낸 박민지는 인제야 인내의 가치를 체득한 셈이다. 다른해보다 치열한 순위경쟁 또한 박민지에게는 인내가 필요한 과정이다. 그는 “예년에 비해 다승, 대상포인트, 상금 등 주요 타이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선의의 경쟁을 하다보면 조금이라도 더 순위를 올리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치열함 속에서 성장하는 나를 발견할 것 같다”는 말로 경쟁자가 아닌 자신과 싸움에서 이기는 게 우선이라는 의중을 드러냈다.

자신과 싸움에서 이기려면 우선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는 “4주가량 대회를 치르면 한 주는 체력훈련을 한다. 몸에 안좋은 음식은 먹지 않으려고 노력 중인데, 국물요리를 너무 먹고 싶을 때는 야채를 많이 곁들여 먹는다. 훈련도 짧고 굵게 하고, 시원한 곳에서 러닝 등 체력훈련을 하며 여름을 난다”고 설명했다.

박민지는 “안좋은 컨디션에도 이븐파로 버텨냈기 때문에 내일부터 이틀간 1타라도 더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목표다. 이틀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므로 매홀 타수를 줄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