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기자] 삼성화재 리베로 이상욱은 지금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상욱은 5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리시브효율 43.75%, 디그 8회 등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뽐내며 삼성화재의 세트스코어 3-0 완승이 힘을 보탰다.
이상욱의 활약 속 삼성화재는 5연승을 달렸다. 4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에 삼성화재는 1라운드를 1위로 마감했다. 지난시즌 최하위 팀이 만든 최대 반전이다.
삼성화재 고공행진의 원동력으로는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베테랑 세터 노재욱, 국내 사이드 공격수인 김정호와 박성진 등이 꼽힌다. 하지만 리베로 이상욱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이상욱은 아시아쿼터로 V리그에 들어온 일본의 료헤이(한국전력)에 이어 수비종합 2위에 올라 있다. 리시브효율 평균 50.42%에 세트당 디그 2.762회로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1라운드 6경기에서 범실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다.
한국전력전에서도 이상욱은 실수 없는 수비로 팀의 중심을 잡았다. 특히 3세트 벤치까지 몸을 날려 공을 살리는 플레이는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이상욱은 “연승을 이어가 기분이 새롭다. 지난시즌에는 팀이 답답하고 막혀 있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이기는 경기를 하니 선수들이 더 간절함을 느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집중력이 올라갔다. 책임감도 생겼다”라며 달라진 팀과 자기 모습에 관해 이야기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이상욱이 부주장을 맡아 책임감이 더 커진 것 같다”라며 칭찬했다. 이상욱은 “지난시즌에는 내 몫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내가 잘하는 것은 둘째고 팀이 먼저 잘하고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책임감이 생겨 팀을 먼저 생각하니 내 기량도 자연스럽게 나아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지난시즌 최하위에 자리한 후 이번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했다. 김 감독은 컵 대회, 연습경기부터 ‘위닝 멘탈리티’를 강조하며 패배에 익숙해지는 것을 경계했다. 이상욱은 “감독님은 연습경기에서도 이기는 것을 추구하신다. 우리가 계속 지는 경기를 했으니 연습경기를 통해서라도 이기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래서 비시즌 내내 이기려고 했다. 그런 부분에서 훈련이 잘됐다”라며 김 감독이 제시한 방향성이 1라운드의 반등을 이끌었다고 했다.
신바람 5연승에 삼성화재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한국전력전에서는 지난시즌을 포함해 한 경기 최다 관중(1871명)을 기록했고, 뜨거운 열기 속 봄 배구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상욱은 “내가 원래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삼성화재에 온 후 처음으로 환호 소리가 다르게 들려 긴장했다. 설레기도 했다. 더 재밌게 하려고 했다. 팬 분들께서 많이 와주시니 힘이 났다. 지난시즌과 다른 기분이었다. 이 자리에 서 있는 게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였다”라며 홈 팬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이상욱은 방심, 혹은 자만을 경계했다. 그는 “지난시즌과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아직 1라운드지만 자신감을 갖고 꾸준히 하면 플레이오프에도 갈 수 있다고 본다”라며 “이렇게 연승할 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자만하지 않고 자신감만 갖고 가야 한다. 그래야 강팀이 될 수 있다”라며 팀의 리더답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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