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정다워기자] 한국전력이 새해 첫날 경기에서 웃었다.

한국전력은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0-25 25-23 25-22 23-25 15-13) 승리했다.

승점 2를 추가한 4위 한국전력은 29점을 확보하며 3위 대한항공(35점)을 6점 차로 추격했다. 2위 삼성화재(37점)와는 8점 차이다.

한국전력은 1세트 주도권을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다. 에스페호와 곽승석, 두 명의 아웃사이드 히터에 국내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구사하는 다양한 공격을 막지 못했다. 타이스의 공격성공률이 40%로 저조했고, 리시브효율도 10%로 떨어지며 세터 하승우가 난조를 겪었다. 결국 첫 세트를 쉽게 내줬다.

2세트엔 경기 양상이 달라졌다. 한국전력의 리시브가 안정을 찾으면서 대한항공이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한국전력은 세트 초반 연속 세 번 블로킹을 허용했으나 페이스를 빠르게 회복했다. 료헤이를 중심으로 하는 수비가 살아났고, 타이스, 임성진, 그리고 중앙에서 신영석과 조근호가 득점을 책임졌다. 반면 대한항공은 범실이 1세트 6회에서 2세트 8회로 늘어났고, 사이드 공격도 잘 풀리지 않으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한국전력은 23-22에서 타이스의 득점으로 승기를 잡았고, 임동혁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세트스코어 동점을 만들었다.

2세트의 흐름은 3세트로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여전히 공격이 살아나지 않았고, 세터 한선수마저 흔들리며 1세트의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끈끈한 수비와 유효 블로킹, 여기에 상대보다 범실이 적은 안정감을 발휘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초반을 지나면서 한국전력이 12-8 4점 차까지 앞서면서 흐름이 완전히 넘어가는 모습이었다. 이 차이는 세트 후반까지 좁혀지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하승우의 안정적인 운영과 료헤이의 수비 리딩 속 높은 집중력으로 리드를 지켰고, 3세트마저 가져가며 역전에 성공했다.

한 번 뒤집힌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세트 초반 료헤이가 어려운 수비를 연속으로 해내면서 차이를 벌리기 시작했다. 3세트처럼 초반부터 한국전력에 3~4점 앞서가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대한항공은 임동혁을 빼고 무라드를 투입했고, 아웃사이드 히터 라인도 정한영, 정지석으로 교체했다. 변수는 세트 중반을 지나며 발생했다. 17-16 상황에서 한선수의 서브를 임성진의 피했는데 주심은 터치 아웃을 선언했다. 한국전력은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지만 판독 불가가 선언됐다. 권영민 감독은 이에 격하게 항의했고, 세트 퇴장을 당했다. 결국 경기 흐름이 순식간에 뒤집혔다. 한국전력은 역전을 허용했고, 4세트를 내줬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한국전력은 5세트에 전열을 정비했다. 초반부터 유효 블로킹에 이은 타이스, 서재덕의 공격으로 4-1 3점 차 앞서 나갔다. 이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막판까지 리드를 지켰고, 하승우가 정한용의 공격을 돌려세우는 블로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이스가 27득점으로 버텼고, 임성진이 14득점, 서재덕이 13득점, 그리고 미들블로커 신영석이 12득점을 분담했다. 료헤이는 위기 순간마다 상대의 의지를 꺾는 디그로 반격의 원동력이 됐다. 서브가 강한 대한항공의 서브에이스를 4득점으로 묶는 리시브도 빛났다.

반면 대한항공은 1세트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게 아쉬웠다. 2세트부터 집중력이 떨어졌고, 한국전력의 수비에 고전하며 다양한 공격의 패턴이 나오지 않았다. 4세트에 반전을 만들었지만 5세트엔 힘이 떨어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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