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 기자] 유연수(26)는 또 다른 목표를 세워 씩씩하게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 어시스트가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유연수의 향후 패럴림픽 등 활동 지원을 위한 훈련 지원금 명목 기부금을 전달했다. 유연수와 그의 가족 그리고 제주 구단 구창용 대표, 김현희 단장, K리그 어시스트 곽영진 이사장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

제주 구단은 유연수의 등번호였던 31번을 여전히 남겨뒀다. 이번시즌 유니폼도 건넸다. 유연수는 행사 직후 취재진과 만나 “너무 감사드린다. 제주 구단과 프로축구연맹에서도 잊지 않고 여러 가지를 챙겨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프로그램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시작이기도 하지만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팬들도 잊지 않고 챙겨주신다는 게 감사드린다. 잊히지 않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니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고마움을 이야기했다.

유연수는 2022년 10월 음주운전에 의한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재활 끝에 지난해 11월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눈물의 은퇴식을 가지기도 했다. 유연수는 재활을 이어가면서 패럴림픽 출전 꿈을 키워가고 있다.

유연수는 관심 있는 종목인 탁구부터 펜싱, 볼링 등 여러 종목을 경험해보고 있다. 그는 “동계스포츠는 경험하지 못했다. 사이클, 사격 등 종목도 해봤다. 1년 정도는 해봐야 한다고 하던데 잘 모르겠다”라고 웃은 뒤 “다른 스포츠도 재밌는데 목표가 패럴림픽 출전이다 보니 나갈 수 있는 종목으로 추려지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축구가 아닌) 다른 스포츠를 하다 보니 ‘0’부터 시작한다. 아예 다른 종목은 해본 게 없지 않았나. 모든 종목에 기본기가 있는데 나는 없다. 그렇다고 감각만으로 할 수는 없다”라며 “잘하지 못해도 열심히는 잘한다. 열심히 하다 보면 원하는 성과가 오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종목을 빨리 정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 유연수는 탁구에 관심을 갖고 있고, 주변에서는 사격을 추천한다고 한다. 유연수는 “탁구로 조금 기울어져 있긴 한데…”라면서도 “사격도 고민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한편, 유연수는 여전히 가해자와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A씨는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검찰은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2차 공판은 오는 18일에 열릴 예정이다. 유연수도 처음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여전히 A씨는 진정성 있는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판을 앞두고 사과문을 받을지 말지를 변호사 통해 연락이 오는 게 전부라고 한다.

유연수는 “사과문을 봤는데 나한테 죄송한 게 아니라 선처해달라는 말밖에 없더라”라며 “제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2차) 공판에 참석해서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다. 이제는 용서가 안 된다. (가해자가)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고 선처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