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동기부여가 힘들 수 있는 경기였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3루 관중석을 가득 채운 팬의 함성을 듣고 뜨겁게 배트를 휘둘렀다. 한화에서 첫 시즌 막바지를 보내고 있는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34) 얘기다.

안치홍은 25일 잠실 LG전에 5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2회초 첫 타석부터 좌전 적시타를 날렸고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도 중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첫 두 타석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한화의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한화는 4-2로 LG를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경기 후 안치홍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한 것에 대해 “가을 야구 가능성은 사라졌다. 그래도 보시다시피 정말 많은 한화 팬이 야구장을 찾아주셨다. 이렇게 많이 찾아오셨으니까 나가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치홍의 말대로 이날 잠실 경기는 2만3750석 매진을 이뤘다. 평일임에도 1루측 LG팬과 3루측 한화팬으로 잠실구장이 가득 찼다. 한화의 올시즌 마지막 잠실 경기에서 한화 팬들은 포스트시즌처럼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이렇게 한화에서 첫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치홍은 “좋은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단은 팀 성적이 아쉽다. 개인적으로 부상이 있었던 시기도 많이 아쉬웠다”며 “2루수로 나가게 됐는데 솔직히 크게 준비하지는 않았다. 가끔 나갈 수는 있다고 봤는데 많이 나가게 됐다. 계속 나가게 된다면 앞으로 더 준비 잘하겠다”고 밝혔다.

희망도 놓지 않았다. 안치홍은 “사실 매번 내년이 기대가 된다는 말을 한다. 그래도 이렇게 한화에 와서 보니 점점 더 좋아지고 조금씩 힘이 생겼다는 느낌이 든다. 마무리 캠프에 빨리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마무리 캠프부터 준비 잘하면 내년에는 훨씬 더 강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2025시즌을 바라봤다.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의미가 남다른 홈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IA SSG NC와 마지막 홈경기를 치른다. 29일 대전 NC전은 한화가 39년 동안 사용해온 이글스파크 최종전이다.

마지막 3경기 의미를 안치홍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솔직히 작년까지 상대 팀 선수 입장에서 대전 구장은 열악한 구장이었다. 하지만 한화 선수로서 대전 구장은 늘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워주시며 열기가 있는 구장이다. 이런 열기 속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서 죄송스럽고 아쉬움이 크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순위와 상관없이 늘 야구장을 가득 메워주시는 팬을 위해서라도 경기에 나가는 선수 모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