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12년 만에 중국전 2연승
이현중-이정현 ‘더블 에이스’ 폭발
진짜는 골밑 지킨 빅맨들
이승현-하윤기-이원석 분투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한국 남자농구가 웃었다. 중국을 연달아 격파하는 쾌거. 무려 12년 만이다. 선수들이 골고루 해줬다. 특히 골밑에서 분투한 빅맨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은 11월28일 중국 베이징에서, 12월1일 원주에서 중국과 잇달아 붙었다.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이다. 전체 일정 중 1차전과 2차전이다. 중요했다. 하필 상대가 중국이라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이다.
결과는 ‘대박’이다. 1차전에서 80-76으로 이겼다. 중국의 마지막 추격을 뿌리치고 웃었다. 오랜만에 중국을 잡았다. 그것도 원정에서 이겼기에 기쁨은 두 배다. 2차전도 웃었다. 이번에는 아예 완승이다. 90-76 승리. 한때 30점까지 앞섰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중국은 212㎝ 저우치, 210㎝ 후진추 등을 앞세워 골밑 득점을 계속 쌓았다. 그래도 벌린 점수차가 워낙 컸고, 결과는 넉넉한 승리다.
한국 남자농구가 중국을 상대로 2연승 거둔 것은 12년 만이다. 2013년 5월 동아시아농구선수권, 2013년 8월 FIBA 아시아선수권에서 2연승 만든 바 있다. 오랜만에 만리장성을 넘고 또 넘었다.
‘에이스’가 둘이나 있다. 이현중과 이정현이다. 이현중은 1차전에서 33점 퍼부으며 중국을 잡았다. 2차전에서도 20점 올렸다. 이정현은 1차전에서 13점에 어시스트 7개 올렸다. 2차전에서는 3점슛 6개 넣으며 24점 기록했다.

현대농구는 ‘외곽의 시대’다. 빅맨도 3점슛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언제나 농구는 골밑이 중요한 법이다. 여기는 전쟁터다. 특히 높이는 중국의 최대 강점이기도 하다. 이쪽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이다.
2차전에서 저우치가 17점 15리바운드 올렸다. 후진추도 18점 4리바운드다. 이들에 맞선 한국 선수가 하윤기-이승현-이원석이다.
신장은 하윤기 204㎝, 이승현 197㎝, 이원석 207㎝다. 높이 차이가 있다. 대신 영리하게 움직였다. 저우치와 후진추를 밖으로 끌고 나왔다. 중거리슛을 던졌고, 안으로 파고든 동료에게 찔러줬다.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간을 잘 만든 셈이다.

붙을 때는 또 확실히 붙었다. 어차피 저우치와 후진추를 직접 블록하기는 쉽지 않다. 골밑에서 몸싸움으로 버티는 쪽이라면 또 가능하다. 이게 됐다. 하윤기-이원석은 탄력에서 뒤질 이유가 없다. 이승현은 힘이 좋아 밀어낼 수 있다.
신장 열세는 어쩔 수 없다. 언제나 중국의 높이에 당했다. 이번에는 아니다. 파훼법을 찾았다. 줄 것은 줬지만, 억제할 것은 또 최대한 억제했다. 그 결과물이 승리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