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미영 기자] ‘꼰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김부장’이 역설적으로 MZ세대의 술상을 점령했다. 단순히 마시고 취하는 술이 아닌, ‘이야기(Narrative)’와 ‘재미’를 소비하는 젊은 층의 취향을 정확히 타격한 결과다.
7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자사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 ‘와인25플러스’가 지방의 숨은 양조장들을 전국구 스타로 만드는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경북 안동의 회곡양조장이 빚은 ‘김부장 소주’가 있다.
전통주는 더 이상 어르신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회곡양조장은 웹툰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등 인기 콘텐츠를 전통주에 입히는 과감한 시도를 단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아재’들의 술로 치부되던 안동 소주에 ‘김부장’이라는 구체적인 캐릭터가 입혀지자, 반응한 것은 오히려 2030 세대였다. 와인25플러스 내 회곡양조장 상품 구매 데이터 분석 결과, 신규 유입 고객의 65%가 2030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가 가진 힘이 전통주의 진입 장벽을 허물고, 젊은 층을 새로운 소비 주체로 끌어들인 셈이다. 이 덕분에 회곡양조장의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좋은 술과 재미있는 기획이 있어도 소비자와 만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여기서 GS25의 ‘와인25플러스’는 결정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GS리테일은 대동여주도와 협업해 전국 각지의 숨은 고수(양조장)들을 발굴했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 양조장의 한계를 모바일 앱이라는 플랫폼으로 극복한 것이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소 양조장 제조 전통주 판매량이 전년 대비 5.4배나 급증한 것은, 소비자들이 ‘몰라서’ 안 마신 게 아니라 ‘없어서’ 못 마셨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전북 정읍의 ‘한영석의 발효연구소’ 역시 이 플랫폼을 통해 매출이 26% 이상 증가했다. 이는 대기업 유통망이 단순한 판로 확대를 넘어, 지역 양조장이 자생력을 갖춘 ‘전국구 브랜드’로 성장하는 토대가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GS25 와인25플러스 전준영 MD는 “지역 양조장이 ‘로컬 브랜드’에서 머물지 않고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운영 지원과 신제품 테스트 기반 마련 등 전통주 생태계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mykim@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