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부상 + 외국인 선수 불안정

해먼즈 ‘혼자 버티기’가 한계에 다다르다

리바운드 붕괴→실점 증가→득점 생산 감소

봄 농구가 멀어진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울산 현대모비스가 깊은 늪에 빠졌다. 양동근(44)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올시즌이다. 상위권 경쟁을 꿈꿨다. 5연패에 빠진 현재 상황은 붕괴에 가깝다. 주축 부상, 부진이 겹치며 경기력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 팀 전반의 에너지도 크게 떨어졌다. 시즌 초반 반짝 순항은 이미 오래된 기억이 됐다.

현대모비스는 1라운드를 4승5패, 공동 6위로 마치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전력 구성과 시즌 흐름을 고려하면 충분히 반등 여지를 품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2라운드에 들어서며 분위기가 급격히 꺾였다. 2승7패다. 5연패에 빠졌고, 순위는 중위권에서 9위로 떨어졌다.

현대모비스의 추락은 주전 부재에서 시작됐다. 주축 미구엘 옥존이 쓰러졌다. 볼 핸들링과 외곽 창출을 동시에 맡던 핵심 카드였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에릭 로메로가 완주하지 못했다. 부상 후 결별까지 이어지며 골밑 구조가 흔들렸다. 여기에 이승현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수비·리바운드·득점 기여도 모두 이전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

레이션 해먼즈 홀로 분투 중이다. 2라운드 평균 23.1점 9.7리바운드로 팀 전체를 지탱했다. 그러나 그의 활약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현대모비스는 경쟁력을 거의 잃었다.

지난 6일 LG전은 이를 드러낸 경기였다. 해먼즈가 11점 8리바운드로 평소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다. 다른 선수들이 이를 보완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빼앗기고 60-90으로 크게 졌다. 팀 구조가 ‘해먼즈 중심’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또 현대모비스가 최근 심각하게 드러낸 문제는 제공권이었다. 2라운드 평균 리바운드 29.9개에 그쳤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0개 미만이다. 반대로 리바운드 37.6개를 상대에 허용했다. 골밑에서 밀리면 모든 전술이 무너진다. 수비 리바운드가 없으면 속공이 나오지 않는다. 또 공격 리바운드가 없으면 2차 득점 기회가 사라진다. 모든 것이 꼬인 현대모비스의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올시즌 봄 농구를 외쳤다. 양동근 감독도 강하게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지금 상태로는 어렵다. 변화 없이는 봄 농구도, 반등도 기대할 수 없는 현대모비스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