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한국과 운명처럼 다시 월드컵에서 마주한 멕시코는 이번 대회 공동 개최 3개국(미국·멕시코·캐나다) 중 하나다. 월드컵 역사상 최고 성적을 노리는 데, 홍명보호와 조별리그 향방을 가를 두 번째 경기에서 격돌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랭킹 22위)은 내년 6월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홈 팀 멕시코(15위)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멕시코와 월드컵 본선에서 겨루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세 번 맞대결한 건 벨기에(1990 이탈리아·1998 프랑스·2014 브라질)밖에 없다. 멕시코가 역사상 두 번째로 월드컵 세 차례 맞대결 팀이 됐다.


앞서 두 차례 대결에서 한국은 모두 졌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하석주의 프리킥 선제골로 앞섰으나 여전히 회자하는 ‘하석주의 백태클 퇴장’이 맞물리며 1-3 역전패했다. 두 번째로 만난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는 손흥민이 종료 직전 환상적인 왼발 감아 차기 슛으로 만회골을 넣었으나 1-2로 졌다. 다만 이 대회 최종전에서 멕시코는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는 이변의 덕을 보며 행운의 16강행에 성공했다. 7년 전을 추억하는 멕시코 축구 팬은 지금도 “땡큐 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다만 ‘러시아의 우정’은 이제 지난 일,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창을 겨눈다.
한국은 멕시코와 역대 전적에서도 4승3무8패로 열세다. 마지막으로 이긴 건 19년 전이다. 2006년 평가전에서 이동국의 결승골로 1-0 신승했다. 멕시코는 전통적으로 피지컬이 우월한 건 아니나 싸움닭 기질이 있고, 속도를 지닌 축구를 구사한다. 한국과 상성이 좋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포트1에 속한 스페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톱티어’ 국가와 비교해 상대하기 수월하나, 까다로운 팀이다. 게다가 이번엔 적지다. 멕시코 팬은 월드컵 때마다 “메히꼬~!”를 90분 내내 쩌렁대게 외치는 등 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호랑이 굴’에서 한국 축구가 월드컵 설욕전을 펼칠 기회이기도 하다. 멕시코는 월드컵에서 두 차례 8강(1970·1986), 8회 연속 16강에 오를 정도로 강한 팀이지만 현재 전력은 이전만 못하다. 특히 요한 바스케스(제노아) 후안 산체스 푸라타(티그레스), 에드손 벨라스케스(페네르바체) 등이 이끄는 수비진 조직력이 약하다. 지난 9월 미국에서 열린 한국과 평가전에서도 손흥민(LAFC), 오현규(헹크)에게 공간을 허용하며 연속골을 허용했다. 특히 뒷공간 침투에 약하다. 한국이 노릴 지점이다.

그러나 공격력은 여전히 좋다. 두 달 전 한국을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한 베테랑 라울 히메네스(풀럼)와 신예 산티아고 히메네스(AC밀란)를 비롯해 간판 윙어 이르빙 로사노(샌디에이고)가 건재하다. 지난 평가전의 교훈을 살려야 한다. 90분간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허리 라인부터 이들의 동선을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관건이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