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CJ컵 바이런 넬슨 3R 단독 선두
셰플러와 동반 최종라운드 “즐겨야”
CJ그룹 이재현 회장 사상 첫 갤러리
“3R 흔들린 경험 고비 넘을 원동력”

[스포츠서울 | 맥키니=장강훈 기자] 김시우(31·CJ)가 3년 여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을 노린다.
김시우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맥키니 TPC 크레이그 랜치(파71·7306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1030만 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바꿔 3타를 더 줄였다.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21언더파 192타를 적어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스코어로 알 수 있듯 기복있는 하루를 보냈다. 전날 꿈의 50대 타수에 도전하다 자신의 한 라운드 최저타인 60타로 마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지난 이틀간 마음먹은 대로 날아가던 티샷이 이날은 말썽을 부렸다. 밀리고 당겨지기를 반복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그런데도 14, 15번홀 연속 버디로 기어이 단독 선두를 고수한 김시우는 “긴장은 안했는데, 캐디 눈에는 서두르는 것처럼 보였나 보다. 얘기를 듣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혔다. 골프 스윙은 특유의 리듬&템포가 매우 중요한데, 이날 이 두 가지가 평소와 달랐던 셈이다.

그는 “11번홀(보기) 이후 잘 풀렸다. 어제만큼 즐겁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후반 첫두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전반에 벌었던 타수를 모두 잃었다. “서두르지 말자”는 캐디의 말을 들은 뒤 12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바운스 백에 성공했고 백나인 중반 연속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치르는 김시우는 두 가지 변수를 맞닥딱뜨렸다. 우선 세계랭킹 1위이면서 절친이자 ‘텍사스 보이’로 불리는 스코티 셰플러와 자웅을 겨룬다. 셰플러는 크레이그 랜치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 고향을 찾은 스타를 보기 위해 이틀간 11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

응원 열기가 상상 이상이라는 의미다. 김시우로서는 셰플러의 경기력보다 그를 응원하는 지역 팬들의 기세를 극복해야 한다. 그는 “이기든 지든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이더니 “우승을 생각하기보다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기 중간에 흔들린 경험이 최종라운드 경기 운영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지켜보는 점이다. 올리브영 개점 등 이슈로 미국을 방문한 이 회장은 업계에서도 크게 알려진 골프 애호가. 골프와 접점이 별로 없는 CJ그룹이 선수 후원 뿐만 아니라 PGA투어를 개최하는 것도 이 회장의 의지다.

더 CJ컵이 미국으로 터전을 옮긴 이래 처음 대회장을 찾은 이 회장은 2라운드 오후부터 대회장을 찾아 경기를 관전했다. 이날은 김시우뿐만 아니라 셰플러의 플레이를 지켜보기 위해 VIP 마퀴 밖 테라스로 나오는 등 열성을 보였다.
메인 후원사 오너 앞에서 우승하는 건 늘 짜릿하다. 김시우도 첫 경험이어서 트로피를 양보할 마음이 없다. 김시우가 트로피를 품에 안으면 더 CJ컵 최초의 한국인 우승자로 남게 된다. 당연히 트로피에 한글로 이름을 새긴다.

회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세계랭킹 1위를 누르고 정상에 오르는 모습. 김시우가 ‘댈러스의 사나이’로 각인되는 일이다. 올해 더 CJ컵 바이런 넬슨은 확실한 관전포인트 속 최종 라운드를 치른다. 누적 갤러리 20만 명, 기부액 2500만 달러 등의 성과가 우연이 아니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