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포판=김용일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둔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에 주력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턴)은 특급 정보원 중 한 명이다. 조별리그 A조 1~2차전 상대인 체코, ‘홈 팀’ 멕시코의 키플레이어와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당장 운명의 첫 상대인 체코의 ‘캡틴’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와 지난시즌 울버햄턴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황희찬은 체코전을 사흘 앞둔 9일(한국시간)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취재진과 만나 “(크레이치는) 가장 친한 선수 중 한 명이다. 밥도 같이 먹고 따로 얘기도 많이 한다”며 “(월드컵 앞두고) 서로 ‘우리가 이긴다’고 장난을 많이 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똑똑한 선수다. 전술적으로 코치진과 선수가 의지한다. 당연히 경계해야 할 선수 중 한 명이다. 우리도 좋은 선수가 많기에 디테일한 부분을 (동료에게) 잘 얘기하겠다. 꼭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지난시즌 지로나(스페인)에서 울버햄턴으로 임대된 크레이치는 중앙 수비 요원으로 제 구실했다. 지난 3월 체코가 유럽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월드컵 본선 티켓을 극적으로 따낼 때 주장 완장을 달며 새 리더로 거듭났다. 왼발을 쓰는 그는 체코 스리백에서 왼쪽 스토퍼 구실을 주로 한다. 키 191cm 장신으로 전방을 향한 킥이 좋다. 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2200만 유로(387억 원) 몸값으로 체코에서 시장 가치가 가장 높다. 한국으로서는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크레이치의 볼 줄기를 제어해야 한다.

황희찬은 오는 19일 2차전 상대인 멕시코의 간판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풀럼)와도 두 시즌(2021~2022, 2022~2023) 울버햄턴에서 공격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다. 이날 훈련장을 찾은 멕시코 취재진에게도 관심 거리였다. 황희찬은 히메네스 얘기에 “(토트넘 시절) 흥민이 형과 케인의 관계”라고 표현했다. 손흥민(LAFC)과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토트넘에서 ‘손케 듀오’로 여러 합작품을 만들어낸 것처럼 히메네스와 공격 궁합이 잘 맞았다는 얘기. 실제 키 190cm 장신으로 유연함과 결정력을 지닌 히메네스와 저돌적인 돌파, 기회 창출에 능한 황희찬의 케미가 돋보이는 장면이 종종 나왔다.
그는 “히메네스와 울버햄턴 시절 굉장히 친했다. 그의 도움을 받아 골을 넣은 기억이 여전하다. 늘 반갑다”며 “월드컵 경기장에서 상대로 만나는 것도 기쁜 일”이라고 반겼다.
실전에서 양보는 없다. 황희찬은 멕시코 취재진 등을 의식했는지 ‘옛 동료’의 장, 단점이나 공략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대표팀의 정보원 노릇을 충실히 하겠다는 의지는 숨기지 않았다.

커리어 세 번째 월드컵. 1996년생 동갑내기인 황인범(페예노르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과 전성기 나이에 도전한다. A매치 79경기에서 17골을 넣은 황희찬은 커리어 첫 월드컵이던 2018 러시아 대회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뛰었다. 직전 2022 카타르 대회에서는 부상으로 초반 뛰지 못했는데,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2-1 승)에 후반 교체 투입돼 추가 시간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극적인 결승포로 연결, 한국 축구 월드컵 역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을 이끌었다.
이번엔 시작부터 ‘건강한’ 황희찬으로 출격을 기다린다. 그는 “세 번째 월드컵인데 영광스럽다. 늘 대표팀에서는 나를 내려놓고 뛴 것 같다. 매 경기 최대한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연, 단역을 마다않고 모든 걸 쏟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