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매니아’ 이재희

같은 등번호, 투구폼도 판박이

오타니 ‘투쟁심’도 똑같아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이쯤 되면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에게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번호도 같고, 투구폼도 똑같다. 볼 배합이나 제구 등도 닮고 싶다. ‘강한 투쟁심’도 마찬가지다. 삼성 이재희(25) 얘기다.

이재희는 올시즌 5경기 등판해 2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중이다. 표본이 많지는 않다. 대신 1군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지난 2021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자다. 지난해 큰 기대를 모았다. 오롯이 1군 전력이 될 것이라 했다. 하필 팔꿈치 부상이 닥쳤다.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1년이 흘러 지난 5월22일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이재희가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거론되는 선수가 있다. 오타니다. 이재희는 ‘오타니 마니아’ 수준이다. ‘야구의 신’ 소리를 듣는 선수다. 이런 선수처럼 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

투구폼부터 오타니와 ‘판박이’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 후 와인드업 투구 때 왼쪽 다리를 뒤로 뺐다가 반동을 주면서 힘을 모았다가 던지는 폼으로 바꿨다. 이재희도 그렇게 던진다.

이재희는 “부상 후 재활하면서 우리 팀 경기도 많이 봤고, 오타니 선수 경기도 많이 봤다. 던지는 코스나 구종에 따라 타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봤다. 세계 최고 리그니까 보면서 많이 공부했다”고 짚었다.

이어 “오타니 따라서 팔 각도도 좀 내렸다. 날 오타니와 비교할 수는 없다. 대신 내 페이스도 아직 100%는 아니다. 더 올라오면 나도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등번호 17번에 얽힌 얘기도 있다. 오타니 번호다. ‘사수전’이 만만치 않았다. “(박)승규 형이 달 뻔했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 내가 다저스 경기 계속 보고 있으니 형이 ‘내가 너한테는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줬다”며 웃었다.

2차 드래프트로 임기영이 왔다. KIA에서 17번을 달았다. 류지혁이 구세주가 됐다. “(류)지혁이 형이 ‘얘 진짜 17번 달아야 한다’고 얘기 잘해줘서 내가 그대로 쓰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오타니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KBO리그에서는 속구가 빠른 편이다. 팔 각도를 내리면서 슬라이더 위력도 강해졌다. 그리고 ‘투쟁심’이 있다.

이재희는 “오타니 마음가짐 등에서 많이 배운다. 이득도 많이 보고 있다. ‘나는 강하다’, ‘내가 최고다’ 하는 마음으로 던진다. 빡빡한 상황에 나가도 재미있다. 강타자와 붙어도 마찬가지다. 이겨내야 내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을 앞두고 동료들에게 “빅리거를 동경하지 말자. 이기는 것만 생각하자”고 말한 바 있다. 인성이 돋보이는 선수다. 투쟁심과 승부욕은 다른 얘기다. 이재희도 이 부분을 닮아가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