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은 배우 소지섭을 앞세운 빠른 전개와 강한 액션으로 시청률 20% 벽을 넘었다.
그러나 작품 밖에서 불거진 박태준 작가의 과거 ‘일베 의혹’이 흥행작의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방송한 ‘김부장’ 4회는 전국 평균 21.6%, 수도권 평균 22.7%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25.1%까지 올랐다.
전국 시청률 기준으로 2024년 이후 약 2년 만에 20%를 넘긴 드라마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작품만 보면 거침없는 상승세다. 납치된 딸을 구하려는 전직 특수요원의 이야기는 단순하고 강하다. 소지섭의 무게감도 통했다. ‘김부장’은 올해 최고 흥행작 중 하나로 올라설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작품 밖에서 다시 불거졌다. 원작 웹툰의 제작 총괄을 맡은 박태준 작가의 과거 일베 의혹이 재소환된 것.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옆문래동’에서는 박태준 작가의 2015년 작품 ‘외모지상주의’ 속 장면이 다시 언급됐다. 유튜버 ‘거의 없다’는 한 인물이 스톱워치로 ‘5분 23초’를 확인하는 장면과 배경의 ‘Rock Owling’ 간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주인공이 초시계를 보며 ‘5분 23초’라고 말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이 5월 23일이다. 5분이면 5분, 5분 30초면 30초지. 5분 23초는 뭔가. 창작자는 이런거 하나하나 그냥 넣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Rock Owling’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장소인 부엉이 바위를 연상시킨다는 해석이 따라붙었다. 해당 장면은 과거에도 온라인상에서 논란을 부른 바 있다.
박 작가를 둘러싼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외모지상주의’ 속 조직폭력배 식사 장면이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식사 장면을 희화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2021년 작품 ‘욕망일기’에서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조롱하는 표현으로 쓰인 ‘훠훠훠’가 등장해 비판을 받았다.
박 작가는 과거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어처구니가 없다”며 “제가 아무리 못 배우고 부족한 인간이지만 고인의 사진을 가지고 그딴 짓을 할 위인도 아니고 용기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드라마 ‘김부장’이 일베 논란과 직접 관련한건 아니다. 원작 웹툰 ‘김부장’의 스토리는 토이, 작화는 정종택, 연출과 콘티는 갸오오가 맡았다. 박 작가는 제작 총괄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김부장’은 이른바 ‘박태준 유니버스’ 안에 있는 작품이다. 제작 총괄의 이름이 따라붙는 순간, 드라마도 완전히 분리되기 어렵다. 작품이 흥행할수록 창작자와 원작 세계관을 향한 검증도 커진다.
온라인 반응도 갈린다. “드라마와 작가는 따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소지섭 때문에 보려 했지만 박태준 논란 때문에 보기 어렵다”, “5분23초와 부엉이바위 조합을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이 논란의 본질은 정치 성향이 아니다.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도 아니다. 고인의 죽음, 사회적 참사, 약자와 피해자를 조롱의 재료로 삼는 저급한 문화의 확산에 있다.
일베식 조롱 문화는 처음에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의 ‘드립’처럼 소비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현실 공간으로 스며들었다. 고인을 희화화하는 이미지, 참사를 조롱하는 표현, 특정 지역과 성별, 장애인, 이주민을 겨냥한 혐오 밈은 사회적 용인 수준을 벗어난다.
박 작가의 설명처럼, 우연한 창작의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의혹 앞에서 대중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김부장’ 논란은 특정 드라마의 위기가 아니라, 한국 대중문화가 오래 외면해 온 일베식 조롱 문화의 청구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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