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LG전자가 고온·대용량 산업용 히트펌프를 앞세워 산업 현장의 탄소중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제지와 식품, 화학 등 제조 공정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으로 산업용 냉난방·열에너지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최근 대구 소재 제지기업 아진P&P에 1000RT(냉동톤)급 산업용 히트펌프 시스템 공급을 완료하고 이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2050 탄소중립(Net Zero)’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로, LG전자를 비롯한 15개 산학연 기관이 지난 2023년부터 공동 추진해온 프로젝트다.

산업용 히트펌프는 공장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다시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화석연료 기반 보일러를 대체하는 친환경 설비다. 전기를 이용해 열을 생산하기 때문에 탄소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G전자가 이번에 공급한 제품은 기존 산업용 히트펌프의 출수 온도인 90℃ 수준을 108℃까지 높였으며 최대 118℃의 고온수를 생산할 수 있다. 냉방용량도 최대 1040RT까지 구현해 대규모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00℃ 이상의 고온수는 종이 생산 과정에서 건조 공정이 필수인 제지공장을 비롯해 식품 제조업체의 살균 공정, 화학·정유 공정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고온 열원이 필요한 공정에서 기존 화석연료 사용을 대체할 수 있어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클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무급유 마그네틱 베어링’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아 유지보수 부담을 줄였으며 전력 소비도 절감할 수 있다. 냉매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1에 불과한 친환경 냉매 ‘R-1233zd’를 적용했다.

이 같은 기술력은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LG전자는 ‘저탄소 전기 기반 냉난방 무급유 다단압축 기술’로 2024년 대한민국 기술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는 ‘무급유 터보 냉난방기기’로 IR52 장영실상을 받았다.

LG전자는 산업용 히트펌프 사업도 국내외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코엑스에 산업용 수열원 히트펌프를 공급했으며, 올해는 덴마크 에너지 기업 오스테드에 지역난방용 산업용 히트펌프를 납품하며 해외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도 수주를 추진 중이다.

산업용뿐 아니라 가정용과 상업용 시장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한 ‘2026 생활 속 히트펌프 보급사업’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아 1위 사업자로 선정됐다. 유럽에서도 대규모 주택단지와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며 글로벌 히트펌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산업용 히트펌프 시장은 2026년 약 48억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 강화와 산업계의 에너지 효율 개선 수요가 맞물리면서 친환경 열에너지 설비 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사장은 “주거 공간과 상업시설은 물론 산업현장까지 냉난방과 열에너지 활용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차별화된 핵심 부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히트펌프 시장 공략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011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