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지 않았다면 몰랐다”…일상 공유의 민폐논란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정치권에는 “부고만 아니라면 언론에 오르는 게 좋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미지로 사는 연예인에게 SNS 노출은 다르다.

공개하지 않았다면 지나갔을 일상이, 스스로 올린 게시물 때문에 공공예절과 생활 매너의 심판대에 오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SNS는 스타와 팬을 가장 가깝게 잇는 창구다. 방송 밖 일상을 공유하고, 댓글로 소통하며, 팬덤과 친밀감을 쌓는다. 광고와 자체 콘텐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제 SNS는 연예인에게 또 하나의 활동 무대다.

하지만 그 무대는 양날의 검이다. 팬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올린 가족의 일상, 여행지의 한 장면, 아이와 놀아준 순간이 예상치 못한 논란의 불씨가 된다. 제보나 폭로가 아닌 셀프 게시물로 문제를 자초한다.

최근, 전 축구 국가대표 이동국 가족도 이 같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동국의 아내 이수진 씨는 8일 자신의 SNS에 가족들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르헨티나와 이집트의 16강전을 시청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이동국과 자녀들은 아파트 거실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아르헨티나가 득점하자 자녀들은 “미쳤어”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소파를 뛰어넘고, 집 안을 뛰어다니고, 복싱 샌드백을 치는 모습도 담겼다.

문제는 시간이다. 영상에 표시된 촬영 시각은 새벽 3시. 창문이 열린 듯한 장면도 함께 포착되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층간소음이 걱정된다”, “공동주택이라면 더 조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수 손담비의 SNS 논란도 비슷한 구조다. 손담비는 지난 5일 여행지 숙소에서 딸과 함께 비눗방울 놀이를 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를 본 일부 누리꾼은 공용 숙소라는 점, 비눗방울로 인한 바닥 오염과 미끄럼 사고 가능성을 지적했다.

손담비는 처음에는 “수건으로 바닥을 모두 닦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닦았는지 여부가 아니었다. 개인 공간이 아닌 공용 공간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커졌다. 결국 손담비는 이튿날 “숙박업체에서 아이와 잠시 비누방울 놀이를 한 것은 제 부주의였다”며 재차 사과했다.

공공장소 예절 논란도 이어졌다.

배우 민도희는 일본 여행 사진을 공개했다가 공항 의자에 신발을 신은 채 발을 올린 모습으로 비판을 받았다.

방송인 김나영은 두 아들이 엘리베이터 손잡이에 신발을 신고 올라간 사진을 올렸다가 논란을 겪었다.

이 논란들은 불법 행위로 단정할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SNS에 공개되는 순간 사적 장면은 공적 평가의 대상이 된다.

“집에서 그럴 수도 있지”, “아이와 놀아준 것뿐인데”라는 반응과 “공동생활의 기본은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 충돌하는 이유다.

SNS 논란은 장소의 맥락도 함께 소환한다.

모델 겸 배우 예정화는 과거 전주 한옥마을의 출입 제한 구역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논란을 겪었다. 소녀시대 유리는 제주 해변 테트라포드에 올라간 사진으로 안전 불감증 지적을 받았다. 한예슬은 미국 앤텔로프 캐니언에서 촬영한 사진 때문에 자연 훼손 우려를 샀다.

SNS는 스타의 일상을 호감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 동시에 그 일상을 비호감으로 바꾸는 속도도 빠르다. 팬들과 가까워지려던 게시물이, 오히려 “왜 굳이 올렸나”라는 반응을 부르는 시대다.

이제 연예인 SNS에서 중요한 건 ‘무엇을 보여줄까’만이 아니다. ‘무엇을 보여주지 않을까’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일상은 사적이지만, 공개되는 순간 콘텐츠가 된다. 그리고 콘텐츠가 된 일상은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정치인의 이름은 논란 속에서도 인지도로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연예인의 이미지는 다르다. 호감으로 쌓은 시간은 길어도, 무심코 올린 사진 한 장이 그 호감을 깎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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