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책점 톱5에 토종이 4명
외국인 투수 ‘흉작’에
국내 투수 ‘약진’ 겹쳐
후반기 ‘외인 대반격’ 가능할까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2026시즌 전반기 키워드를 꼽자면 ‘외국인 선수’를 들 수 있다. 정확히는 ‘흉작’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적잖은 팀들이 애를 먹었다. 대신 국내 투수가 힘을 냈다. 리그 에이스 소리를 ‘토종 투수’가 듣고 있다.
투수를 평가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가 평균자책점이다.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투수 잔치였다. 2023~2025년 3년간 ‘톱5’는 모두 외국인 투수가 차지했다.

2026시즌은 얘기가 다르다. 톱5에 토종 투수가 4명이나 있다. 전체 1위부터 놀랍다. 두산 최민석이다. 올시즌 16경기 92.2이닝, 9승2패, 평균자책점 2.33 찍고 있다. 당당히 평균자책점 부문 선수다. 고졸 2년차 투수가 리그를 뒤흔든다.
2위는 KIA 외국이 에이스 아담 올러다. 평균자책점 2.36이다. 최민석을 바짝 추격한다. 3위가 두산 곽빈이다. 시즌 8승3패, 평균자책점 2.60 기록 중이다. 단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쓰는 중이다.

4위 또한 놀랍다. 한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다. 시즌 8승2패에 평균자책점이 2.67이다. 올해가 복귀 3년차다. 앞서 2024시즌과 2025시즌도 물론 좋았다. 올시즌은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활약이 터진다.
5위도 토종 투수다. 올해 완전히 알을 깬 롯데 김진욱이다. 평균자책점 2.95 기록 중이다. 내용에 비해 승운은 없는 편이다. 5승4패다. 나갈 때마다 안정적으로 자기 몫을 해낸다는 점이 크다. 게다가 왼손이다.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다. 시즌 평균자책점 톱5에 토종 투수가 2명 이상 들어간 경우가 드물다. 2022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키움 안우진이 2.11로 1위, SSG 김광현이 2.13으로 2위다. 2021년에는 삼성 백정현(2.63·2위), KT 고영표(2.92·3위), 삼성 원태인(3.06·5위)이 올랐다.
그만큼 올시즌이 특별하다. 상대적으로 외국인 투수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면도 있다. 규정이닝 채우면서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 만드는 투수가 총 4명이 전부다.
올러 외에 삼성 아리엘 후라도(3.11), 키움 라울 알칸타라(3.32), KIA 제임스 네일(3.77)이다. 아시아쿼터 한화 왕옌청(3.59)을 포함하면 5명이 된다. 그나마도 2점대는 올라 딱 하나다.

어느 팀이나 외국인 투수는 있다. 그러나 진짜는 토종이다. 외국인 투수는 언제 떠날지 모른다. 잘해도 문제, 못해도 문제다. 국내투수는 아니다. 계속 그 자리에 있다. ‘토종이 강해야 진짜 강팀’이라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그래서 올시즌 리그 마운드 양상이 반갑다. 한편으로는 씁쓸한 맛도 있다. 그만큼 외국인 투수들이 좋지 못했다는 얘기도 되기 때문이다. 큰돈 들여 데려오는 선수들이다. 이들이 잘해야 리그 경쟁력도 생기는 법이다. 후반기 외국인 투수들이 반등하면 그만큼 리그가 더 재미있어질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