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민규 기자] LoL 경기가 20분도 안 돼 끝나는 거였나. 그야말로 ‘압도’였다. 실력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제우스’ 최우제가 시작 2분 만에 포문을 열었고, ‘구마유시’ 이민형을 앞세운 바텀은 상대를 숨도 쉬지 못하게 몰아붙였다. 넥서스 파괴까지 걸린 시간은 단 19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챔피언 한화생명e스포츠가 ‘체급 차이’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한화생명은 1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2026 e스포츠 월드컵(EWC)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브라질(CBLOL)의 로스를 일방적으로 제압했다. 경기 시간 19분. 상대 넥서스를 파괴하고 가볍게 승자전으로 향했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제우스의 솔로킬이 터졌다. 탑에서 ‘제스트’ 김동민을 깔끔하게 잡아내며 첫 킬을 신고했다. 미드에서는 ‘제카’ 김건우가 ‘페이스티’ 정성훈에게 솔로킬을 내주는 장면도 나왔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한화생명은 곧바로 바텀에서 킬을 올리며 흐름을 이어갔다.

기본 ‘체급’부터 달랐다. 한화생명 바텀 듀오는 라인전부터 로스를 찍어눌렀다. 6분경 로스가 탑에 3인 다이브를 시도하며 제우스를 노렸다. 그러나 제우스가 버텼다. 그 사이 ‘딜라이트’ 유환중과 ‘카나비’ 서진혁이 빠르게 합류했다. 사냥을 위해 달려든 로스가 오히려 먹잇감이 됐다.

9분경에는 구마유시가 바텀에서 로스의 원거리 딜러를 끊었다. 경기 시작 10분. 킬 스코어는 이미 7-1, 글로벌 골드 격차는 3000이상 벌어졌다. 한화생명은 멈추지 않았다. 11분경 미드에서 열린 한타에서 4킬을 쓸어 담았다. 이어 너무나도 평온하게 두 번째 드래곤까지 챙겼다.

일방적이었다. 로스가 탑에서 제카를 끊으며 반격했지만 승부의 흐름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체급 차이를 상징하는 장면은 14분경 나왔다. 로스 선수 전원이 바텀으로 몰려갔다. 한화생명은 단 3명. 5대3, 수적 열세였다. 상식적으로 물러나야 했다.

그런데 한화생명이 싸웠다. 그리고 이겼다. 오히려 2대1 킬 교환에 성공하며 웃었다. 숫자가 많다고 이기는 게 아니었다. 교전 집중력과 순간적인 판단, 선수 개개인의 힘에서 차이가 났다.

이후는 사실상 ‘철거 작업’이었다. 한화생명은 큰 무리 없이 전령을 챙겼다. 미드에 전령을 풀어 2차 타워를 밀었고, 그대로 로스 본진 앞까지 몰아붙였다. 다시 4킬을 추가했다. 세 번째 드래곤도 자연스럽게 한화생명의 몫이었다.

18분경 한화생명이 로스 본진으로 진격했다. 더 기다릴 이유도, 물러설 이유도 없었다. 본진 한타에서 로스 선수 전원을 쓰러뜨리며 ‘에이스’를 띄웠다. 그대로 넥서스를 파괴했다. 단 19분 걸렸다.

MSI 왕좌에 오른 뒤 파리로 날아온 한화생명은 첫 경기부터 ‘챔피언의 체급’을 제대로 과시했다. 제우스가 2분 만에 문을 열었고, 구마유시를 앞세운 바텀이 상대를 짓눌렀다. 5대3으로 싸워도 밀리지 않았다.

20분도 필요 없다. ‘MSI 챔피언’ 한화생명이 파리 첫판부터 너무나도 잔인한 19분을 만들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