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경쟁’, 후반기 더 치열해졌다

김도영·오스틴 ‘양강 구도’에 힐리어드 가세

팀 운명도 함께 걸린 홈런왕 싸움

[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뜨거운 날씨처럼 KBO리그 홈런왕 경쟁도 열기를 더해간다. 후반기 들어 더 치열해진 모양새다. 기존 김도영(23·KIA) 오스틴 딘(33·LG)에 샘 힐리어드(32·KT)도 가세했다. 단순한 개인 경쟁을 넘어 팀 운명도 함께 걸려있다. 더 멀리 치는 선수가,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기 마련이다.

KBO리그 후반기가 한창이다. 100경기 이상 치른 팀이 벌써 5팀이나 나왔다. 일정 3분의 2를 소화한 상황인 만큼, 이제는 진짜 승부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을야구를 향한 순위 경쟁이 불타는 가운데, 개인 기록 경쟁도 마찬가지로 활활 타오른다. 그중 눈에 띄는 쪽은 단연 ‘홈런’이다.

3일 기준 홈런 1위는 김도영이다. 100경기를 뛰면서 33개의 ‘대형 아치’를 그렸다. 그 뒤를 오스틴이 뒤쫓고 있다. 오스틴도 30개를 넘겨 31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들에 근접한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바로 힐리어드다. 29개로 30홈런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개막 직후부터 홈런 레이스가 대단했다. 김도영과 오스틴이 주도했다. 김도영이 치면 오스틴이 쳤다. 또 오스틴이 치면 김도영이 쳤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양강 구도’ 속에서 홈런 경쟁을 펼쳤다. 나란히 30개 넘는 홈런을 쐈다.

후반기엔 이 싸움에 힐리어드가 합류했다. 전반기 막바지부터 무섭게 홈런을 쌓아갔다. 그리고 후반기 들어 폭발하는 그림이다. 후반기 홈런 개수만 놓고 보면 힐리어드가 9개로 리그 1위다. 김도영이 6개, 오스틴은 4개를 적었다. 힐리어드 대약진으로 ‘삼파전’이 되면서 홈런왕 쟁탈전이 더 치열해졌다.

홈런은 ‘야구의 꽃’이라고 한다. 큼지막한 ‘한방’이 주는 짜릿함은 야구의 매력 중 하나다. 당연히 홈런왕에 관한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그해 리그를 지배한 ‘거포’로 오랫동안 팬들 머릿속에 남을 수 있다. 개인에겐 큰 영광이다.

여기서 더 나아간다. 팀 성적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경기 중 나오는 홈런은 팀을 조금 더 승리에 가깝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순위 싸움이 중요한 시점에서 터지는 대포는 그만큼 결정적이다. 김도영, 오스틴, 힐리어드 3명의 홈런 가치가 더욱 커지는 시긴란 얘기다.

김도영의 KIA는 현재 5위를 달리고 있다. 두산과 4위를 놓고 박 터지게 다투는 중이다. 그러면서 6위 한화도 신경 써야 한다. 어느 순간 3위 LG와 격차도 좁혀졌다. 위와 아래를 동시에 견제해야 하는 묘한 위치다. 김도영으로선 9월 아시안게임으로 빠지기 전 최대한 팀 공격에 힘을 보태야 한다.

오스틴의 LG는 상황이 좋지 않다. 후반기 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처졌다. 1위 경쟁에서 멀어졌다. 오히려 두산, KIA와 가까워졌다. 주전 자원으로 볼 수 있는 선수들이 아직 타격감이 완벽하지 않다. 오스틴의 어깨도 더 무거워지고 있다. 이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KT는 힐리어드와 함께 고공행진 중이다. 후반기에 좀처럼 지지 않는다. 지난주 삼성이 주춤할 때, KT는 NC·한화를 만나 6경기 모두 승리했다. 단독 선두를 달리면서 한국시리즈(KS) 직행을 바라본다. 힐리어드의 홈런이 터지면 터질수록, KT는 KS에 더 다가갈 수 있다.

눈을 뗄 수 없는 홈런왕 싸움이 이어진다. 팀의 성적도 중요한 시기인 만큼, 더욱 흥미를 더해간다. 과연 어떤 ‘거포’가 팀과 함께 최후에 웃을 수 있을까.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