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귀포=박준범기자] 운영, 행정 모두 ‘총제적 난국’이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제주SK의 아우디 풋볼 서밋 친선 경기가 열린 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엉망진창으로 운영됐다.
경기 전부터 제주 구단에 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당초 주최 측은 마누엘 노이어와 조슈아 키미히 인터뷰를 2일 오후 7~8시 사이로 정했다. 이날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1 경기가 있는 날. 오후 7시30분 킥오프다. 노이어와 키미히 인터뷰를 예정대로 진행했다면 제주의 경기 시간대와 겹쳤다. 결국 주최 측은 인터뷰 시간을 당겼다. 구단에 관한 배려가 없다고 느끼는 지점이다.
경기 당일도 마찬가지다. 제주는 인천과 경기를 치른 뒤 48시간30분이 지난 4일 오후 8시에 뮌헨과 친선 경기를 치렀다. 제주 주축 자원이 선발로 출전하지 못한 이유다.
뮌헨의 일정이 먼저 고려됐겠지만, 제주 구단은 100% 전력으로 뮌헨을 상대할 수 없었다. 팀K리그에 합류하기로 한 수비수 김륜성은 제주에 남았다. 후반 교체 시간 투입을 준비하다가 결국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김륜성은 5일 오전 팀K리그에 합류한다.
경기 내내 동선 관리도 ‘엉망’ 그 자체다. 케이-축구 혁신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경기장을 방문한 박지성과 이영표가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이후 모든 관심은 둘에게 쏠렸다. 전반 내내 중앙 난관에 많은 관중이 진을 치고 지켜봤다. 뿐만 아니라 사진 촬영하고 사인을 받으러 몰려갔는데 어떤 제지도 없었다. 전반 종료 후 박지성과 이영표가 자리를 옮긴 뒤에야 그 부근이 조용해졌다.

기자석의 동선도 마찬가지다. 애초 기자석의 출입증을 검사하는 담당자가 한 명도 없었다. 통제선도 존재하지 않았다. 출입증이 없는 일반 관중이 박지성과 이영표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기자석을 넘나드는 데 무리가 없었다. 대행사의 직원이나 경호직원조차 보이지 않았다. 후반 시작 이후 제주 구단이 요청하자 통제 인원이 등장했다.
제주 선수의 영문 표기명도 틀렸다. 선발 출전한 수비수 조인정의 영문명은 제주 구단에서 ‘JO’ INJUNG으로 표기한다. 권기민은 KWON ‘KI’MIN이다. 하지만 주최 측에서 배포한 명단에는 각각 CHO와 GI를 사용했다. 골키퍼 허자웅 역시 구단 표기명은 JA‘UNG’이다. 하지만 명단에는 ‘WOONG’으로 돼 있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주 구단과 소통하지 않고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 주최 측은 선예매 당시 제주 도민을 상대로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 서포터는 기존 응원석을 예매하지 못했다. 일반석에서 응원해야했다. 일부는 응원석 복도에서 관전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현장 운영도 엉터리였다. 구단과 주최 측은 암표와 부정, 불법 거래를 주의한다고 공지했다. 예매자 본인 또는 직계 가족만 티켓이 사용하고, 신분증 확인을 통해 검표 절차를 확실히하겠다고 했다. 지류 티켓 없이 예매자 회원 명의의 계정을 확인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일반 예매가 저조하자 초청권, 단체 티켓 일부를 지류로 판매했다. 또 현장에서 입장 게이트가 정체 등으로 혼잡해지자 서류 검사 등 본인 확인 없이 티켓 소지자 전원을 입장하게 했다. 암표 적발이 아예 불가한 상황을 만든 셈이다.
경기 후 뮌헨 뱅상 콩파니 감독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중엔 주최 측이 갑작스럽게 뮌헨 선수의 믹스트존을 운영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런데 정작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이 가장 목소리를 듣기를 원한 김민재는 인터뷰를 하지 않고 구단 버스로 향했다. 물론 믹스트존 인터뷰는 의무가 아니지만 이번 이벤트 매치에서 가장 주목받는 그가 국내 취재진을 ‘패싱’하고 떠난 건 다소 예의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제주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은 경기 후 2~30분을 기다렸다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또 믹스트존에서 일부 팬이 취재진과 섞여 김민재 유니폼을 들고 사인과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기다릴 정도로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주최 측 일부 인원이 제주 선수와 사진 촬영하는 등 헛웃음이 나오는 현장이었다. beom2@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