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박위가 강연료로 5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1500만원을 불렀다는 얘기도 들린다.
최근 유튜버 박위의 강연료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금산군이 2023년 박위의 특강에 500만원을 지급했고, 용산구의회 관련 강연 예산으로 약 600만원, 강남문화재단에선 935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알려지며 온라인이 시끄러워졌다.
KTX 낙상 사고 영상을 공개했다가 역풍을 맞은 직후라 강연료까지 더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강연료 많이 받는게 죄인가. 한국은 자유경제, 자본주의 사회다. 누군가 한 시간 강연료로 500만원을 부르고, 주최 측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계약했다면 그 자체는 비난거리가 아니다.
시장에선 유명 강사의 이름값, 콘텐츠, 동원력, 희소성이 가격을 만든다. 비싸다고 생각하면 섭외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물론 세금이 들어가는 공공기관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지출의 적정성과 절차는 당연히 따져야 한다. 하지만 ‘강연 한 시간에 수백만원’이라는 숫자만으로 한 사람을 탐욕스럽다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하다.
그런데 여기서 뜻밖의 사람이 등장한다. 영화 ‘소원’, ‘터널’ 등의 원작자로 알려진 소재원 작가다.
소 작가는 26일 자신의 SNS에 “박위라는 분이 강연료를 500만원이나 받았구나”라며 자신의 강연료를 공개했다. 50만원. 박위의 강연료로 알려진 500만원의 딱 10분의 1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금액보다 그 돈을 받은 이유다. 소재원은 “(강연료를)받지 않겠다고 해도 지자체나 도서관, 학교 측에서 꼭 소액이라도 지급해야 한다고 해서 받은 금액”이라고 언급했다.
쉽게 말해 50만원을 작가가 요구한 게 아니란거다. 안 받겠다고 했는데 주최 측이 그래도 지급해야 한다고 해서 받은 게 50만원이다.
방송 출연이 늘면서 몸값이 올라간 뒤에도 그의 원칙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더 나아가 소 작가는 1년에 한두 번은 직접 장소까지 빌려 독자들과 무료로 만났다고 했다.
이유가 독특하다. 그는 책값 안에 독자가 작가에게 작품을 묻고 사진을 요청할 권리까지 포함돼 있다고 설명한다. 고개가 사뭇 끄덕여지는 철학이다.
그래서일까. 소재원은 박위를 향해 “적어도 작가라면, 정말 펜을 소중히 생각한다면 보잘것없는 작품을 빛나게 해주신 대중을 상대로 장사치는 되지 마시길”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그런데 소재원 작가의 철학에 동의하긴 힘든 부분이 있다. 강연료 정찰제다. 작가가 돈을 받는다고 장사치가 되는 건 아니라 그렇다.
글을 쓰는 건 창작의 고통을 수반한 노동이다. 강연도 노동이다. 창작자가 자신의 시간과 경험, 지식에 정당한 가격을 붙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좋은 작가라면 더 많이 벌었으면 한다. 더 좋은 환경에서 쓰고, 더 많이 읽고, 더 멀리 취재한 뒤, 그 에너지로 다음 작품을 만들면 된다.
그 연장선에서 ‘소재원=강연료 50만원’이 전국적으로 박제될까 우려스럽다. 걱정도 된다.
이제 누군가 또는 어느 기관에서 소재원에게 강연을 부탁하며 슬쩍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작가님, 기사 보니까 50만원 받으신다던데요?”
50만원은 소재원이 자신의 철학 때문에 스스로 낮춰 받은 금액일 뿐이다. 정가가 되어선 안된다. 박위가 500만원을 받을 수 있듯 소재원도 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1000만원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시장이 판단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소재원 작가가 강연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에만 박수를 보낸다. 그 마음까지 50만원에 묶어둘 필요는 없다.

kenny@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