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에 돌멩이가 들어갔다. 처음에는 걸을 만하다. 몇 걸음 더 옮기면 발바닥이 아프다. 돌이 작다고 불편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신발’ 이야기를 꺼냈다. 20일 공개된 ‘탁현민의 더뷰티플’에서 유시민은 검찰개혁을 대통령이 스스로 골라 신은 신발이 아니라 국민이 신겨준 신발에 비유했다. 자신이 원하지 않은 신발을 신고 걷는 만큼 불편할 수 있다는게 그의 해석이다.

여기에 돌멩이까지 들어갔다고 했다. 그가 지목한 돌멩이는 상대를 멸칭으로 부르며 공격하는 일부 지지층이다. 유시민은 이런 언어가 코어 지지층의 반감을 부르며, 결과적으론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고립시킨다고 했다.

그의 비유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제가 돌 집어넣은 게 아니고요, 저는 돌 들었다고 말을 했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과 문제가 있다고 말한 사람은 다르다는 뜻이다. 유시민은 자신에게 향한 일부 지지층의 공격에도 이 비유로 답했다.

그런데 신발 이야기를 조금 더 따라가면 다른 질문이 남는다. 돌멩이를 털어내면 신발은 발에 맞을까.

돌멩이가 언어와 표현의 문제라면 신발은 검찰개혁의 문제다. 애당초 맞지 않는 신발이었다면, 검찰개혁의 방향을 둘러싼 이견도 해소하기 어렵다. 돌을 꺼낸다고 신발의 크기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차이가 드러난 장면이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불가역적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검사의 수사 배제와 공소청·중수청 분리를 통한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런데 새 수사기관을 이끌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김지용 전 검사장을 지명했다. 24년간 검찰에 몸담았던 김지용 후보는 검사장 시절인 2022년, 검찰 수사권 축소에 반대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검찰의 수사·기소 권한을 분리하기 위해 만드는 기관에, 과거 그 분리에 반대했던 인물을 수장 후보로 세운 것.

이 대목에서 대통령이 신은 신발과 일부 지지층이 기대한 신발의 크기가 같은지 의문이 생긴다. 인선을 반대하는 여권 인사들의 우려는 검찰 출신이라는 경력 하나에만 있지 않다. 새 조직의 이름과 소속을 바꾸더라도 과거 검찰의 수사 관행과 조직 문화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해방정국까지 소환했다. 독립운동가를 고문하던 친일 형사가 해방 후 경찰 간부로 영전하는 상황에 빗댄 것이다. 개혁을 위해 새로 만든 조직의 수장으로 과거 개혁에 반대했던 인물을 세우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이다.

반면 후보추천위원회는 검찰 경력자를 추천 단계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김 후보자의 수사·감찰·공판 경험을 제청 이유로 제시했다. 새 기관을 출범시키는 과정에서 전문성과 운영 경험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도 18일 기자회견에서 “원래 최대치의 검찰개혁의 목표는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 소추를 담당하는 검사를 분리해서 수사하는 검사가 기소 역할을 겸하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지층이 바란 검찰개혁과 큰 괴리가 발생하는 언급이었다. 그 연장선에서 김지용 인선은 경력자를 우대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여기서 유시민의 신발론은 두 갈래로 읽힌다. 우선 돌멩이로 비유한 말의 문제다. 누구를 어떤 이름으로 부를 것인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동지로 볼 것인가, 적으로 볼 것인가.

다른 하나는 신발로 비유할 수 있는 정책의 문제다. 검찰개혁을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완성할 것인가. 새 기관의 권한을 어떻게 나누고 누구에게 운영을 맡길 것인가.

유시민은 멸칭으로 비유한 돌멩이를 털어내고 다시 걸어가야 한다고 했다. 돌멩이를 털어내면 발바닥을 찌르는 통증은 사라질 수 있다. 그런데 다음 문제가 있다. 신발 자체다. 아직 김지용과 같은 신발이 발에 맞는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한 검찰개혁을 어떤 인사와 방식으로 실행할 것인가. 돌을 빼낸 뒤에도 남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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