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모로즈
대한항공의 새 외국인 공격수 모로즈가 공격에 성공하자 환호하고 있다. 제공 | 대한항공 배구단

[인천=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 대한항공이 새 외국인 공격수 모로즈의 영입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에 없던 ‘흥’이 살아난 대한항공이 신바람을 타고 힘찬 날갯짓을 했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한국전력과 홈경기에서 3-1(25-22 25-20 21-25 25-16)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달렸다. 11승6패 승점 33이 된 대한항공은 4위 자리를 박차고 2위 까지 껑충 비상했다. 연승행진으로 단독 2위까지 올라선 대한항공은 1위 OK저축은행과 승점 격차를 5점으로 좁히며 리그 선두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3일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V리그 데뷔전을 치른 대한항공의 새 외국인 공격수 모로즈의 영입효과가 컸다. 날개 공격수의 임무를 맡은 모로즈는 이날 블로킹과 서브에이스 각 2점씩을 내는 등 다재다능한 능력을 보여주며 팀 내 최다인 23점을 해결해냈다. 범실은 11개로 많았지만 국내에 입국한지 채 열흘이 되지 않았고, 팀 동료들과 훈련을 함께한 시간이 일주일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52.8%의 공격성공률은 준수한 활약이었다. 모로즈가 득점에 힘을 보태며 상대의 시선을 분산해준 만큼 정지석과 김학민(이상 16점) 등이 성공률을 더욱 높이며 득점을 낼 수 있었다.

모로즈가 대한항공에 몰고온 변화는 단순히 팀 득점이 몇 점 더 늘어난 것과는 달랐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큰 동작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독특한 스타일의 모로즈가 대한항공 선수들을 꽤나 시끄럽게 바꿔놨다. 동료들의 공격이 성공할 때마다 끌어안고 등 두드리고 환호했던 모로즈는 실점을 했을 때도 특유의 큰 동작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런 분위기는 코트 위 함께 뛰는 선수들에게 바이러스처럼 번졌다. 김학민이 시간차를 성공하고 펄쩍펄쩍 뛰는가 하면, 디그를 실패한 한선수가 코트 위에 누운채 발버둥을 치기도 했고, 수줍어보이기만 했던 정지석도 후위공격을 꽂아넣고는 동료들을 끌어안고 포효했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그동안 조용했던 팀분위기가 활기차게 변했다”고 전했다. 김종민 감독도 “항상 밝다.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선수인 것은 확실하다. 팀의 조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라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원정팀 현대건설이 양효진(17점) 에밀리(16점) 한유미(11점)의 고른 활약을 바탕으로 흥국생명에 3-0(25-23 25-22 25-13)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13점)과 김수지(11점)가 분전했지만 부상으로 빠진 테일러의 빈 자리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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