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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박혜진(오른쪽)이 17일 용인에서 벌어진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수비 리바운드를 잡기 위해 허윤자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제공 | WKBL

[용인=스포츠서울 최정식기자] 흔히 리바운드는 키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적극성과 집중력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높이’가 가장 큰 요인임은 부인할 수 없다. 몇 경기라면 몰라도 신장이 크지 않은 선수가 평균 리바운드에서 상위에 오르기는 결코 쉽지 않다.

춘천 우리은행의 간판 박혜진은 178㎝다. 포워드의 기능도 수행하지만 흔히 가드로 분류되는 선수다. 물론 작지 않은 키를 갖고 있다. 그러나 17일 벌어진 용인 삼성생명전까지 올시즌 14경기에서 평균 7.36개로 전체 6위에 랭크돼 있다는 것은 분명 특별한 일이다. 리바운드 1위인 부천 KEB하나은행의 혼혈 센터 첼시 리(190㎝)를 제외하면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10위 안에 들어있는 다른 국내 선수가 아예 없다.

박혜진은 17일 경기에서 12점 12리바운드(6도움)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전반에 이미 리바운드 9개. 3쿼터 초반에 수비 리바운드로 두 자릿수를 채웠다. 이날 팀내 최다 리바운드다. 우리은행은 박혜진 등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생명을 57-45로 물리치고 6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이날 경기는 양 팀 모두 수비가 강한 팀인데다 선수들의 슛 컨디션이 좋지 않아 저득점 경기의 양상을 띠었다. 1쿼터에 박혜진은 돌파에 이은 레이업과 뱅크샷으로 팀의 처음 4점을 올렸다. 그러나 더욱 빛난 것은 공격 2개와 수비 3개의 리바운드였다. 야투가 저조하기는 우리은행도 마찬가지였지만 공격권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2쿼터에 쉐키나 스트릭렌이 3점슛을 던졌으나 빗나갔다. 이때 박혜진이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그 공은 다시 스트릭렌에게 돌아가 이번에는 3점슛 성공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우리은행의 공격이 먼저 살아났다.

공수에서 적극적으로 리바운드를 위해 몸을 날린 박혜진은 “몇 개나 잡았는지는 경기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며 웃었다.

박혜진이 시즌 초반 슛 감각을 잃어 고전했을 때 위성우 감독은 “그럴 때도 있다. 때가 되면 감각을 찾을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박혜진은 득점이 아니라도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자기 몫 이상을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혜진은 슛이 어느 정도 살아난 뒤에도 여전히 궂은 일에 열심이다. 삼성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그는 “오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수비 등 궂은 일에 더 신경을 썼다. 리바운드는 활동량만 많으면 언제든지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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