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대한육상경기연맹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케냐 출신의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에 대한 귀화 결정이 잠정 보류됐다. 대한체육회는 7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제21차 법제상벌위원회를 열고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요청한 에루페의 복수 국적 취득을 위한 특별 귀화 신청안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가 자료 검토후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확정했다.

귀화 결정이 보류된 것은 에루페의 도핑 전력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루페는 지난 2012년 서울에서 열린 동아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귀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말라리아 예방주사를 맞은 것이 도핑검사에서 적발돼 2년간 출장 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대한체육회는 도핑 적발 당시 에루페가 약물을 치료목적으로 사용한 것이 맞는지 국제육상경기연맹 등에 추가 자료를 요청해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에루페는 2011년 동아일보 경주 국제마라톤을 시작으로 2012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 등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거머쥐었다. 출전 정지 징계가 풀린 뒤 지난해 3월 참가한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대회에서도 2시간6분대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에루페는 귀화 후 국가대표 활동을 원하고 있어 도핑 전력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014년 7월 도핑에 적발된 선수는 향후 3년간 국가대표를 할 수 없다는 선발 규정을 제정했다. 이 규정대로라면 에루페가 귀화를 하더라도 오는 8월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는 한국 대표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하지만 에루페가 규정이 만들어지기 전에 도핑 징계를 받았다는 점이 변수다. 이에 대해서 대한체육회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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